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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스트 Oct 19. 2023

1인 기업 가족동반 야유회

미니멀 캠핑

   그냥 보내기 아쉬운 가을이다.

   기온도 적당하고, 습도 역시 괜찮으며, 미세먼지도 없다. 이런 주말에는 집에만 있으면 최소 집행유예다. 그래서 아침 설거지를 마치고 서둘러 도시락을 싼다.


   얼려둔 밥 2개를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김치를 유리 용기에 담는다. 가을 야유회 계획을 전날 세웠으므로 새벽배송으로 육개장을 주문해 두었다. 면을 잘 먹지는 않지만, 밖에서는 사발면은 필수다. 보온병에 물을 끓여 가득 담는다.

회사 대표가 손수 준비함 (직원없음 주의)

   쓰고 버릴 수 있는 일회용 수저도 있지만 지양한다.

   그건 정말 필요할 때만 쓸 생각이다. 집에서 쓰는 수저 그대로 챙긴다. 사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종이 핸드타월 몇 장을 챙긴다. 그대로 쓰면 화장지, 물에 적시면 물티슈가 된다. (우리 집은 물티슈를 쓰지 않는다.)


   칭다오 보냉백은 예전에 동네 단골 반찬가게 사장님이 준 것이다. 쓸만하기에 굳이 새로 살 필요는 없어서 여름에 반찬 사러 갈 때나 이렇게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쓴다. 아이스팩은 물론 택배에 딸려온 것을 얼려두었다 쓴다.

what else?

   커피는 알커피다.

   와이프와 같이 마실 것이기 때문에 2 티스푼을 텀블러 하나에 담는다. 점심 식사하고 보온병의 뜨거운 물로 커피를 타서 마실 예정이다.

엉따

   샐러드를 박스로 주문하면 대형 보냉포장에 싸여 온다. 끈끈이가 붙어있는 부분을 깔끔하게 잘라내고, 겉과 속에 물기를 잘 닦아낸 다음, 반으로 자르면 이렇게 훌륭한 1인용 방석이 된다. 야외에서 차가운 바닥에 앉을 때 냉기와 습기를 막아주는데 딱이다. 매트를 살 필요가 없다.

180초

   단출하다.

   집에서 먹는 잡곡밥과 김치 그리고 사발면이다. ㅋㅋㅋ 메뉴는 소박해도 바깥공기랑 같이 먹으면 뭐든 맛있다. 밥을 먹는 아들의 얼굴이 이쁘다. 아들은 '행복하다'는 말을 했다.

맛있으면 0칼로리

   쌓여있던 간식거리를 다 가지고 나왔다.

   가만 보면 다 누가 준 것들이다. 간식거리를 먹으며 아들은 우유 마시고, 와이프와 나는 알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어, 코는 시원한 숲 공기를 입은 따뜻한 커피를 들이마신다. 극락이다.


   캠핑이 뭐 별거냐.

   밖에서 밥 먹고, 웃으면 그게 캠핑이지.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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