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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스트 Aug 05. 2024

최고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장딴지’투자

   하루는 24시간으로 고정되어 있다.

   그런 하루를 25시간 30시간으로 늘릴 수는 없지만, 24시간짜리 하루를 수백 수천 개는 더 만들 수는 있다.


   건강수명을 늘리면 된다.

   이 건강수명을 늘린다면, 어느 정도 한계는 있겠지만 나는 시간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벌도 권력자도 결국 죽는다.

   물론 그들은 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의료비를 쓸 수 있겠지만, 장수노인들이 반드시 재벌과 권력자는 아닌 걸 보면 '부와 권력'이 장수의 필수 요건은 '다행히' 아닌 듯하다.


   발전하는 의술은 점점 죽을병도 살려낸다지만, 인간의 몸이 과거에 비해 더 유전적으로 더 강해지진 않았다. 노화를 질병으로 규정하고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이며, 인공 장기를 배양해 문제없이 신체를 새것으로 갈아 끼우는 세상이 열리지 않는 한 상해버린 몸을 완벽하게 재생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카페인 ㅎㅎ

   마블 영화 로건의 마지막 장면,

   이미 노쇠해 버린 울버린은 뮤턴트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혈청주사를 과다 주입하고 남은 힘을 한 번에 짜내어 아이들을 구하고 죽는다.


   약국에서 저 광고를 볼 때면 마지막 괴력을 쥐어짜 낸 울버린의 혈청이 생각난다. 울버린처럼 바로 죽진 않겠지만 매번 저렇게 초강력 피로회복제로 체력의 바닥을 자주 긁어댔다가는 우리도 점점 소진되어 버릴 것만 같다.


   나는 내 일이 힘들다고 착각했다.

   그래서 만성피로에 시달린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만성 피로는 일 때문이 아니라 일을 마치고 '제대로' 쉬지 않아서 생겼다. 일이 힘들고 스트레스받는다는 핑계로 맛있는 야식과 술을 마시는 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밤새 쉬지 못한 몸과 정신을 카페인으로 시시때때로 각성시키고, 늦게 마신 카페인은 숙면을 방해하는 악순환이 되었다. 힘든 게 10이라면 일이 3이고, 나머지 7은 휴식하지 않음에서 기인했다.


   술과 야식, 커피나 초강력 피로회복제 따위에 돈 쓰지 말고 일찍 일찍 자고, 골고루 먹되 소식하고, 지금처럼 매일 10~20분이라도 꾸준히 달렸다면 과연 나는 사는 게 '정말' 힘들었을까?


성인이 된 이후로 최저 몸무게 찍었다.


   열심히 일해서 잘 먹고 잘 살자는 근면 성실의 시대, 영끌과 포모의 투자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건강의 시대가 온다. 건강이 곧 자산이다.


   건강이라는 키워드는 앞으로 급증하는 노인들 때문에 더욱 중요성이 커진다. 국가 예산이 늘어나는 노인을 전부 부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료비 자기 부담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노인들이 받는 혜택 수준은 앞으로는 꿈도 못 꿀 것이다. 일본의 사례만 봐도 개인의 부담이 점점 증가하여 결국 각자도생으로 가고 있다.


   40대인 나는 가급적 더 많은 노후자산과 현금흐름을 마련해야겠지만, 건강 관리(근육, 체력, 식단, 휴식)가 오히려 은퇴자산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아프면 의료비도 적을 것 아닌가?

   다행인 것은 다른 부동산이나 금융자산들은 돈이 필요하지만, 건강자산은 반대다. 돈이 필요 없거나 많이 들지 않는다. 야식, 술, 담배, 그리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사지 않는 데는 어떠한 돈도 노력도 들지 않는다.


   건강한 장수노인들이 먹는 건 고가의 영양제가 아니라 채소와 과일 그리고 적당량의 단백질이다.


   밖에 나가 10~20분 달리는데 운동화 한 켤레면 된다. 창고 대방출 50% 할인된 구형모델이어도 천천히 달리는데 아무 문제없다. 그 비싸고 유명하다는 호카 HOKA 러닝화도 필요 없다.


   기록단축?

   필요 없다. 빨리 달릴 필요도 없고, 남과 경쟁할 필요도 없고, 나와 싸워 이길 필요도 없다. 최대한 천천히 걷는 속도로 달리면 된다.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달릴 목적이기 때문이다.


   가시적인 효과는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나타난다. 그리고 절대 나를 떠나지 않을 자산이 될 것이다. 거의 공짜에 수렴하는 투자금으로 말이다. 적게 쓸수록 오히려 좋다니 상대적으로 엄청난 수익률이다.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매일 저녁 방귀산책으로 혈당 관리 ㅋㅋ


   장딴지가 제법 굵어졌다.

   꾸준히 달렸더니 근력과 체력이 꽤 좋아졌다. 앞으로도 더 적립할 근육과 근력은 나의 노년을 지켜줄 것(낙상예방, 혈액순환 등)이다. 지금 저축하는 근육과 체력은 나중에 20억의 가치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심지어 멀쩡한(건강한) 24시간 수백 수천 개는 배당으로 지급될 것이다.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위기관리다.


    '위기관리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김성근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우리 부부의 은퇴자산도 노후 생활에 여유롭지 않을 수 있겠지만, 부족한 부분은 투자 수익률이 상당한 장딴지 투자로 보완하여 잠재적 위기를 최소화하고 또 최대한 늦추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할 수 있을 때 미리 하고 싶다. 와이프와 아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가정을 이뤘다면 내 건강은 더 이상 개인의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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