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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Jul 15. 2019

일본 참의원선거 정세분석①

야당 선전의 관건 북해도, 도호쿠, 관동지역

한일관계 악화와 관련해, 일본 선거에 대한 관심이 꽤나 늘어난 듯하다. 블로그에서 3년전 썼던 참의원 글이 갑작스레 많이 읽히고 있다('우경화' 프레임만으로는 읽기 힘든 일본 참의원 선거① / '우경화' 프레임만으로는 읽기 힘든 일본 참의원 선거②).


이번에는 여태까지 나온 일본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정세분석을 간단히 해볼까 한다. 혹시 너무 길어지면 이어서 적을까 하여, 제목에 ①을 붙였다.


참의원 개요부터 설명드리면, 전체적으로 중대선거구와 소선거구가 섞여있다. 중대선거구는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 뽑는 경우를, 소선거구는 1명만 뽑는 경우를 말하는데, 전자는 주로 대도시지역, 후자는 지방, 시골이 해당한다. 여기에 정당명으로 뽑는 한국과 같은 비례선거구가 있다.


한 번 임기는 6년인데 한꺼번에 바뀌는 게 아니고, 3년마다 절반만 바뀐다. 참의원 자체는 정권을 선택 선거가 아니고 예산이나 법안과 관련해서 중의원보다 권한이 약하다. 미국으로 치면 상원의 역할이지만, 참의원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일본 정치가 뒤흔들렸다. 중의권과 정당 구성이 반대되는 뒤틀림(ねじれ) 현상이 일어나면 대부분 그 뒤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89년, 07년, 10년).




이번 7월 21일엔 전체 124석을 두고 선거를 치른다. 자민당은 6년전 선거에서 너무 크게 이겼기 때문에(68석이 대상) 이번 선거에서 의석을 더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이전에도 자민당만으로 개헌선인 전체 3분의 2는 안됐기 때문에, 관건은 연립여당 공명당(11석)과 친자민야당 일본유신회(7석)가 얼마나 의석을 늘리느냐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개헌선 유지 의석은 85석이다. 현재(86석)에서 2석만 줄어도 어렵다. 다만 전체 과반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1인 선거구를 중심으로 모두 단일화를 해놨다. 그런데 한국처럼 떠들썩하게 단일화를 하는 게 아니고, 정책적으로 어떤 합의를 봤는지 역시 홍보가 안됐기 때문에 정치력에는 한숨이 나올 따름이다. 그럼에도 도호쿠(東北) 지역에서만은 제법 효과가 나오는 중이다.


참고로 수출제재 문제가 선거판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발휘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애초에 현재 일본 야당은 한일관계에 큰 영향을 받는 세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자민당 내에서는 우익 후보들을 중심으로 선거에 활용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고, 관련 내용은 일본 트위터에서 계속 목격되고 있다. 실제 자민당 내부에서는 적극 선거에서 어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한다. 지지층 결집효과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현상이 있으면 올려보겠다.


아래는 일본서 선거 분석 트위터 유저 계정(三春充希)에서 가져온 자료다. 아무나 공유하고 활용해도 좋다고 한 만큼 일본어가 되시는 분은 직접 이용하셔도 되겠다. 각종 신문이나 통신사 여론조사를 선거구별로 모아놓았다. 지역별로 하나씩 설명해보겠다.



선거구는 도도부현 별로 돼 있으니 아래 지도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1번 북해도부터 정리해보려 한다.

일본지도 (출처: https://jmail.tistory.com/528)

 


북해도는 3석을 뽑는다. 여기는 예전부터 지자체노조를 바탕으로 한 사회당 세력이 강했던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색이 많이 옅어졌다.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후보는 거의 확정적이라 보면 될 듯한데, 자민당 제2후보와 공산당 후보가 남은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다만 공산당 후보가 한번도 3위를 기록 못한 걸 보면 쉽진 않을 것 같다.


북해도와 바다를 두고 떨어져있는 아오모리현이다. 여기는 자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잘나가던 거물 오자와 이치로(小沢一郎)의 '왕국'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오자와 이치로는 현재 야당 국민민주당과 연계하고 있다. 자민당 후보로 나온 히라노 타츠오도 원래 민주당 의원이었지만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당을 갈아탔다. 당시 히라노가 이기면서 오자와도 한물 갔다는 얘기가 나왔다. 무소속 요코자와는 장애인으로 패럴림픽 선수 출신이다. 혼전이 거듭되고 있어서 막판까지 가봐야 알 선거구다.


도호쿠 최대 도시 센다이가 있는 미야기현이다. 전반적으로 도호쿠 지역은 지진 이후 아베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말로만 부흥을 외치면서 실제 개선되는 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미야기도 비교적 야당 세가 강한 지역인데 1, 2위가 계속 바뀌고 있다. 입헌민주당이 이길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1인 선거구에는 주로 여성후보(아나운서 출신이 꽤 된다)를 내놨다. 


아키타현이다. 무소속으로 나온 테라다 시즈카가 앞선다. 남편인 테라다 마나부는 현재 야당중의원의원(선거구는 당연히 아키타)이다. 시즈카는 마나부 비서를 하던 인물이다. 테라다 마나부 할아버지는 현의원, 아버지는 현지사와 의원을 지낸 인물로, 한마디로 정치가족이라고 하겠다. 지역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시골임에도 야당이 이길 가능성이 커보인다.


다음은 야마가타현이다. 역시 시골인데, 야당후보 하가 미치야가 조금 앞서고 있다. 지역 아나운서출신으로 높은 인지도가 지지율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호쿠 지역의 자민당 이탈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한국에도 유명한 후쿠시마현이다. 2016년 선거에서는 야당 후보가 이겼다. 자민당 후보는 이번에 3선을 노리는 만큼 인지도가 높다. 야당 후보는 보육사 출신 여성이다. 아베는 선거시작 연설을 후쿠시마에서 할 정도로 공을 들였는데 쉬운 선거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니가타현은 도호쿠에 분류가 안될 수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비슷하기에 여기에 넣는다. 니가타현은 현내 원전 재가동 문제(카시와자키카리와 원전, 현민 대부분이 반대) 때문에 야당색이 강해진 지역이다. 물론 예전부터 다나카 카쿠에이 총리 지반으로, 현 아베 세력과 거리가 먼 것도 영향을 끼쳤으리라 본다. 야당 후보는 동경대 출신 여성 변호사로 상당한 지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까지가 대략 도호쿠라 불리는 지역으로 여기 1인 선거구에서 야당이 선전해야 개헌선을 확실히 막을 수 있다. 나머지 1인 선거구는 대체로 자민 텃밭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도쿄를 중심으로 관동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이바라키현은 2석을 뽑는데 자민당이 한석을 확정지었고 입헌민주당도 무리 없이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산당이 출마해있기 때문에 어부지리로 4위 유신후보가 뽑힐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


도치기는 보통 북관동이라 불리지만 사실상 도호쿠처럼 시골이 대다수다. 원래부터 자민당이 강한 지역으로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도 그리 될 것으로 보인다.


군마현도 마찬가지다. 자민당이 무리없이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입헌민주당에서 도치기와 군마에 내보낸 후보 모두 여성이다.


수도권인 사이타마다. 사람이 많이 살고 넓기 때문에 4명이나 뽑는다. 1위 자민당과 2위 입헌민주당이 안정적으로 당선될 전망이고, 3위 공명당도 창가학회 신자 기반으로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도 가시권으로 보인다(참고로 이렇게 뽑는 인원이 많으면 10% 안팎으로도 충분히 당선될 수 있다는 점 참고).


역시 수도권인 치바현이다. 3석을 뽑는데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은 확실히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도 자민당이 2명 나와서 공산당과 붙었다. 공산당의 확장성이 관건인데, 3위로 올라선 조사가 없어서 어려워 보인다.


수도 도쿄로 무려 한 선거구에서 6명을 뽑는다. 아나운서 출신인 자민당 마루카와 타마요가 선두다. 놀랍게도 인지도 높은 공산당 후보가 2위를 기록했고, 3위는 공명당 대표인 야마구치 나츠오다. 여기까지가 확실히 당선권인데, 중대선거제에서 종교든 정치든 확실한 기반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기게 하는 지역구다. 입헌민주당도 2명 출마했고 적어도 한명은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신회 오토키타는 30대 젊은 후보로 비교적 인지도가 있는 인물로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



요코하마가 있는 카나가와 현으로 4석이다.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이 확실한 상황에서 3, 4, 5위가 혼전중이다. 공명과 공산 한명은 될 듯 싶고, 카나가와현 지사 지낸 현직 의원 유신회 마츠자와 시게후미가 어떻게 될지 관건이다. 


카나가와 옆에 붙어 있는 시즈오카현이다. 여기는 특이한 선거후보가 나왔다. 입헌민주당의 도쿠가와 이에히로라는 인물이다. 직업은 전직 경제평론가라는데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도쿠가와 막부의 직계 후손이다. 


시즈오카 지역은 에도시대 직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본거지였다. 조선통신사가 당시 이에야스가 있던 슨푸성(駿府城)에 들렀던 기록도 나올 정도다. 도쿠가와 막부가 현 야마구치현(쵸슈)과 가고시마현(사츠마) 연합으로 무너진 걸 생각하면 재미난 구도다. 아베의 지역구가 야마구치이기 때문이다. 


다만 도쿠가와 집안이 여기서 현대 정치를 한 일은 없기 때문에 지역 기반은 약하다. 그래선지 지지율이 좀처럼 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슨푸성


여기까지가 대략 일본 동쪽에 속하는 지역이다. 중부지역 이후부터는 다음 글에 적어보도록 하겠다. 여기까지만 보면 야당에게도 희망(?)이 있는 듯 싶지만 서쪽으로 갈수록 갑갑한 지역밖에 없다. 결국 위에 적은 지역에서 최대한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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