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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칼리지 국제처 인턴이 되면서

정열의 멕시코 친구들

by 재다희

첫 학기를 마치고 나서 바로 다음 학기에 프로그램 커리큘럼대로 인턴십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학교를 주선해준 연수기관 쪽에서 이 인턴십에 대해서 사전에 설명을 자세히 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급인지 무급인지, 칼리지에서 알아서 주선을 해주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직접 찾아야 하는 것인지 조금이라도 자세하게 설명을 미리 해줬더라면 무엇인가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국제처에서는 칼리지 내든 외부기관이든 내가 직접 인턴십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통보했고, 나 역시 이왕이면 기업체에서 인턴십을 진행하고 싶었다. 은행과 아웃소싱 회사에 잡 어플라이를 해봤지만 아쉽게도 모두 탈락했다. 그 후 국제처에 다시 문의를 했을 때 마침 국제처에서 여름 학기에 일손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벤트 기획 보조로 인턴십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턴인데 어떤 일을 하게 됐을까?"


IMG_20170526_103737_094.jpg 내가 쓰던 업무용 맥북


원래 일반적으로 캐나다 학교는 4개월 여름 기간이 방학기간이다. 정규 학기는 없지만 그 대신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수업과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한다. 특히 내가 있던 칼리지는 이 시기에 멕시코와 파나마에서 어학연수생들이 많이 온다. 그래서 이 학생들을 위한 이벤트 기획 담당자를 보조하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당시 내가 했던 일들은 다음과 같다.




이벤트 홍보 및 홍보 자료 제작하기(포스터, 쿠폰, 브로셔 등)

교환학생/어학연수생 명단 파악

이벤트 장소 섭외 및 이동수단 렌트

이벤트 현장에서 인원 통제 및 현장 보조

국제학생 홍보대사 인터뷰 보조




그 외에도 필요한 행정 업무도 처리했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일까? 이후에 이벤트를 기획하는 프로젝트를 할 때도 어느 정도 업무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바로 '무급'인턴이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칼리지 내에서 인턴을 하는 거다 보니 무급으로 책정된 것 같은데, 사실 캐나다에서도 무급 인턴은 불법이 아니다. 다만 한국과 비슷하게 상경계 쪽 인턴은(예를 들어 마케팅이나 서비스 쪽) 무급이 있는 편이고, 엔지니어링과 IT 쪽은 유급 인턴이 많다. 아무래도 수요가 많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별도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파트타임을 구해야 했었다. 이 얘기는 다음 편에서 하도록 하겠다.




"남미 친구들은 항상 불타오르네"


인턴쉽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어학연수를 온 남미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이 많아졌다. 내가 살던 홈스테이에도 남미 친구 두 명이 살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착하고 해맑고, 무엇보다 열정이 넘쳤었다. 남미의 문화가 열정이 넘치는 스타일이라고 들었었는데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했다. 이렇게까지 에너지가 넘칠 수 있나 하고 생각도 들었었다.


20170602_160955.jpg 같이 살던 홈스테이 식구들


한 번은 호수 유람선 이벤트 주최한 적이 있었다. 그때 유람선에서 라틴음악이 나오자마자 선상은 댄스 파티장으로 돌변했다. 남미 친구들이 서로 너나 할거 없이 이성끼리 손을 맞잡고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누군가 그랬던가. 남미는 이성끼리도 서스름없이 친구도하고 춤도 많이 추는 열정의 나라라고. 정말 딱 그 말대로였다.


20170815_125208.jpg 열정 is always welcome



그런데 그게 싫지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남미 친구들의 여유로움과 다정함, 자유분방함,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많이 닮고 싶었다. 아무래도 그때 당시의 내가 캐나다에 홀로 살기 시작하면서 조금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했어서일까. 그렇게 춤추고 노래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그 자리에 나도 함께 끼고 싶었다. 결국 난 춤은 추지 않았지만, 지금도 그때의 유람선 파티는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남미는 열정의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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