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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12가지 딜레마에 답하는 자신만의 결정 기준

Part 2: 당신의 창작을 위한 의사결정 노트

by jaha Kim

『창작은 결정이다』

영감을 작품으로 만드는 창작자의 의사결정 노트


Part 2: 당신의 창작을 위한 의사결정 노트



"창작의 여정은 결국, 수많은 '다음'을 결정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죠?


Part 1에서 우리는 위대한 작품이 수많은 ‘버림’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왜’ 창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과 철학을 다잡았다. 하지만 그것은 여정의 시작일 뿐, 우리 앞에는 여전히 답을 찾아야 할 구체적인 ‘다음’의 과업들이 놓여있다.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무엇을 골라야 하는가. 흔한 소재를 어떻게 나만의 것으로 만들 것인가. 내 글은 도대체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초고를 완성한 뒤에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완성된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쏟아지는 반응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처럼 창작은 하나의 거대한 산을 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끊임없이 다음 길을 선택해야 하는 끝없는 여정과 같다. 이 담담하고도 필연적인 결정의 순간마다, 우리에게는 막연한 감이 아닌 나만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창작의 '북극성'을 향한 자신만의 '기준' 찾기


우리는 창작 과정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딜레마를 ‘타고난 감각’이나 ‘운’의 문제로 치부하곤 한다. 어떤 선택이 옳은지 알 수 없기에, 그저 막연한 감에 의존하거나 재능 있는 다른 이들을 부러워하며 괴로워한다. 마치 위대한 영화감독은 매 순간 본능적으로 최고의 장면을 선택할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딜레마는 결코 신비의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라는 확고한 북극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발생하는 ‘예측 가능한 문제’들에 가깝다. 북극성이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나침반(기준)을 가졌더라도 항해는 표류할 수밖에 없다.


영화 편집자의 작업을 생각해 보면 이 사실은 더욱 명확해진다. 그들은 수백 개의 촬영본 앞에서 어떤 컷을 몇 초 더 보여줄지, 배우의 어떤 표정을 선택할지 수천 번의 결정을 내린다. 이 선택들은 언뜻 보면 편집자의 ‘감’에 의존하는 예술처럼 보이지만, 최고의 편집자들은 ‘관객의 감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명확한 북극성을 향해 움직인다. 인물의 얼굴 뒤에 음식을 보여주면 관객은 그의 ‘배고픔’을 느끼지만, 똑같은 얼굴 뒤에 시체를 보여주면 그의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의 작업은 본능이 아니라, ‘관객을 의도한 감정선으로 이끈다’는 북극성을 향한, 치밀하게 계산된 ‘기준’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창작은 더 이상 어둠 속을 헤매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단 하나의 북극성(핵심 메시지)을 향해, 명확한 나침반(판단 기준)을 가지고 항해하는 여정이 될 수 있다.


픽사의 북극성: ‘자랑스러워할 만한 이야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의 <토이 스토리 2>는 원래 비디오용으로 제작되던, 비교적 중요도가 낮은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 스토리의 감정적 깊이가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당시 경영진은 두 가지 선택지 앞에 놓였다. 하나는 이대로 적당히 완성하여 약속된 날짜에 출시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이미 만들어진 결과물을 대부분 폐기하고,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추가로 투입하여 이야기를 전면 수정하는 것이었다.


이 거대한 딜레마 앞에서 픽사의 리더들이 꺼내 든 것은 그들의 확고한 ‘북극성’, 즉 ‘우리는 감동이 없는 이야기는 만들지 않는다’는 회사의 핵심 메시지였다. 그리고 그들은 이 북극성을 향하기 위한 판단 기준으로 ‘이것이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이야기인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사용했다.


그들의 북극성에 따르면, 감동이 없는 <토이 스토리 2>는 명백한 실패작이었다. 결국 그들은 수십억의 손해라는 ‘비용’보다, 자신들의 북극성을 따르는 ‘가치’를 선택했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 속에서 버려진 장난감 ‘제시’의 슬픈 과거 이야기가 추가되었고, 바로 이 장면이 <토이 스토리 2>를 전편을 뛰어넘는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것은 결코 막연한 ‘감’에 의한 결정이 아니었다. 눈앞의 이익이냐, 작품의 영혼이냐는 선택의 기로에서, ‘감동’이라는 확고한 북극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위대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 북극성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자랑스러워할 만한가?’라는 자신들만의 ‘기준’이 그들의 항해를 올바르게 이끈 것이다.




창작의 12가지 딜레마와 의사결정 기준


길 잃은 창작자를 위한 안내서

이 파트는 창작의 길 위에서 방향을 잃었을 때마다 펼쳐볼 수 있는 구체적인 ‘의사결정 노트’다. 나는 창작이라는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 세상과 만나는, 그 길고 험난한 여정을 12개의 결정 지도로 나누어 나의 고민과 경험을 탐험하려 한다.


아이디어의 탄생부터 세상과의 만남까지

그 여정은 우리가 창작 과정에서 마주할 12개의 갈림길을 차례로 통과하는 것과 같다. 안개를 헤치고 나아가듯, 우리는 자신의 ‘북극성(핵심 메시지)’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한 스스로의 ‘기준’을 찾아야만 한다.


1. 무엇에 대해 쓸 것인가 (소재 발굴): 내가 쓰고 싶은 것과 세상이 읽고 싶은 것이 만나는 자리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세상이 듣고 싶은 이야기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만 했다. 이 챕터는 수많은 아이디어 속에서 ‘나의 진정성’, ‘독자의 관심사’, ‘나만의 전문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단 하나의 ‘될 만한 소재’를 발굴하고 검증했던 나의 고민에 대한 기록이다.


2. 어떻게 다르게 보여줄 것인가 (관점 찾기):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 새로운 시선만 있을 뿐

‘사랑’이라는 흔한 소재도 ‘장거리 연애’라는 나의 경험과 ‘연락의 빈도가 사랑의 척도일까?’라는 질문이 더해지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 이 장에서는 ‘나의 고유한 경험’, ‘당연함에 대한 질문’, ‘전달할 핵심 메시지’라는 기준을 통해 나만의 관점을 뾰족하게 깎아내는 과정을 다룬다.


3. 단 한 사람의 독자는 누구인가 (타겟 설정): 모두를 위한 글은 누구를 위한 글도 아니었다

‘모두’를 위한 글을 쓰겠다는 욕심이 결국 누구의 마음도 얻지 못하는 글을 만들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명의 가상 독자(페르소나)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그의 결핍과 욕망, 그리고 나의 이야기가 줄 수 있는 가치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4. 어떤 순서로 마음을 훔칠 것인가 (플롯 구성): 좋은 이야기는 예측을 배신하고 기대를 충족시킨다

좋은 이야기는 독자를 궁금하게 만든다. 독자가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갈등을 설계하고, 주인공의 목표와 장애물을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만드는 플롯 구성의 핵심 기준을 정리했다.


5. 무엇을 남기고 덜어낼 것인가 (퇴고와 편집): 가장 사랑하는 문장을 죽여야 할 때

퇴고는 더하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공들여 쓴 문장이라도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해친다면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 ‘핵심 메시지 기여도’와 ‘이야기의 리듬감’을 기준으로 작품의 핵심과 무관한 모든 것을 덜어내는 냉정한 편집의 기준을 제시한다.


6. 어떻게 눈길을 사로잡을 것인가 (제목 짓기): 당신의 작품은 단 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제목은 작품의 얼굴이자 첫인상이다. 수많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독자가 당신의 작품을 클릭하게 만드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제목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호기심 유발’, ‘핵심 내용 암시’, ‘타겟 독자의 언어’라는 기준을 통해 고민했던 과정을 공유한다.


7. 나는 어떤 창작자로 기억될 것인가 (퍼스널 브랜딩): 당신의 이름이 곧 장르가 된다

창작자는 작품으로만 말하지 않는다. 내가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인지 명확히 하고, 창작의 과정을 진솔하게 공유하며 독자와 신뢰를 쌓아가는 기준을 통해, 당신이라는 사람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가는 길을 모색한다.


8. 어디서 독자를 만날 것인가 (콘텐츠 유통): 아무리 좋은 씨앗도 밭을 잘못 고르면 열매 맺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독자가 없는 곳에 발행하면 의미가 없다. 내 콘텐츠의 형식과 타겟 독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가장 효과적으로 그들에게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선택하는 기준을 세우는 과정은 무엇보다 현실적인 문제였다.


9. 어떻게 창작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수익 모델): 창작은 별을 보는 일이지만, 발은 땅에 붙이고 있어야 한다

창작 활동을 ‘지속 가능한 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익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다. 나의 핵심 역량과 팬덤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수익 모델을 설계하고, 창작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기준을 세우는 것은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결정이었다.


10. 비판과 비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피드백 활용): 모든 조언이 유익하지는 않다

모든 피드백이 유용하지는 않았다. 나를 성장시키는 건강한 비판과 나의 영혼을 갉아먹는 악의적인 비난을 구분해야만 했다. 상처받지 않고 유용한 피드백만을 걸러내어 다음 작품의 자양분으로 삼기 위해 내가 세웠던 기준들을 이야기한다.


11.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슬럼프 극복): 때로는 멈추는 것이 나아가는 것이다

슬럼프는 창작 과정의 일부임을 인정해야 했다. 자책하며 책상에 앉아 있는 대신, 창의성을 재충전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이 장에서는 ‘억지로 쓰는 것’과 ‘현명하게 쉬어가는 것’을 판단하기 위해 내가 사용했던 기준들을 다룬다.


12. 누구와 함께 길을 갈 것인가 (협업과 제안):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좋은 협업은 시너지를 내지만, 나쁜 협업은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뺏을 뿐이다. 나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고, 나의 창작 방향과 맞는 파트너를 선택하는 기준과 무례한 제안을 거절하는 법에 대한 나의 경험을 나눈다.


이처럼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첫 순간부터 당신의 이름으로 된 작품이 독자를 만나고, 다음 창작으로 나아가는 그 모든 여정에서 마주할 결정의 순간마다, 이 노트가 당신 곁을 지키는 단단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정답 찾기를 멈추고 기준을 찾을 때, 최선의 결정이 시작된다


이 파트는 당신에게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세상에 유일한 정답이란 없기 때문이다. 대신, 당신이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 있든 스스로 정한 ‘북극성’을 향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생각의 틀’과 ‘판단의 기준’을 선물할 것이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 중 하나는, 해서는 안 될 일을 매우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다. (There is nothing so useless as doing efficiently that which should not be done at all)”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당신의 북극성을 향한 ‘무엇을’ 하기로 결정하느냐다. 이 노트는 창작에 있어 당신이 더 이상 쓸모없는 노력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가장 중요한 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단단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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