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하니 침대와 베개를 점령하고 무슨 큰일을 했다고 아주 곤하게 잔다. 자는 투투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니 투투의 코에서 따뜻하고 어여쁜 숨이 느껴진다. 녀석의 숨이 내 얼굴과 코에 간지럽게 와닿았다.가만히 손가락을 코에 대니 건조하다. 잠자는 동안 투투의 코는 물기가 없다. 저를 만지는 나에 대한 경계가 없어서 숨을 크게 내쉬더니 입맛을 다시듯 쩝쩝 대곤 다시 눈을 감는다. 얼굴을 바짝 대고 킁킁거리는 나를 내버려 둔다. 별일 아니라는듯 다시 잠에 빠지는 투투. 투투는 '쌕쌕'거리기도 하고 애기처럼 '코코' 소리를 내다가도 술 먹은 아버지처럼 '푸~'숨을 내뿜기도 한다.
주로 소파에서 자는 투투는 아침이 되면 침대로 올라와 내 옆에서 아침 단잠을 즐긴다. 어쩌다 눈을 떠 보면 우리는 서로 껴안는 자세를 하고 있다. 투투는 내 배에 앞다리를 슬쩍 걸쳐놓곤 하는데 그럴 때 나는 투투를 안아준다. 내가 제 머리를 쓰다듬거나 다리를 주물럭 거려도 아랑곳 않고 콧김을 후후~ 내뿜으며 잔다.
개들은 사람과 함께 자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보호자의 체취를 실컷 맡을 수 있고믿는 환경 속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투는 아침이면 꼭 침대로 오는데 예전처럼 나를 깨우며 밖에 나가자고 보채지 않는다. 내가 깰 때까지 발밑에 있기도 하고 정강이에 얼굴을 올려놓기도 하고 팔베개를 한 채 잠을 자기도 한다. 언젠가부터 나는 투투와의 아침 동침이 좋아졌다. 옆에 누운 투투의 숨을 느끼며 이젠 제법 딱딱한 굳은 살이 박인 따뜻한 발바닥을 만지작 거리면 몸과 마음이, 내가 누운 공간과 시간이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다. 우린 아침마다 함께 누워 평화를 음미하다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 점점 차가워지는 아침 공기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