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어떤 풍경은
그 자체가 위로가 된다.
차려준 밥을 맛있게 먹는 가족의 모습이나
잠든 개의 뒷모습,
바람에 숲이 통째로 흔들리며
솨솨~~수수수~~
나뭇잎들이 날리고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르는 그런 풍경.
속살 드러난 산위로
새들이 대열을 이루어 날아오르면
햇살의 조명을 받아 나뭇잎도 새들도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그런 풍경.
그 햇살이
나뭇잎과 새들의 꽁지깃과 허공을 지나
유리창을 통과하여
잠든 개의 목덜미에 노랗고 따스하게 머무는
그런 풍경.
전봇대 꼭대기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다
훌쩍 날아가는 까마귀가 앉았던 그 자리
빈 전봇대 꼭대기 위로 번지는 분홍빛 노을.
그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의 얼굴에도
눈동자 속에도 짙은 분홍빛이 어리는 그런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