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짧은 생각

사라져 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

짧은 생각

by Eli


"매일매일이 의미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는 순간을 살고

시간은 흐르고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꿈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먼 산의 기억" 중에서, 오르한 파묵)


기억도 소망이나 꿈도 결심도

즐거웠던 어제 하루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사라져 가는 것을 매일 붙잡고 있거나

바라보는 자리엔

동상이몽의 기다림과

같지만 다른 견딤이 자리한다


믿지 않으면서도 복권을 사고

헛된 기대로 스스로 거품이 되는 건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네가 알아서 해!"

그것이 삶이다.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의

내비게이션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우리의 희망이나 좌절과 상관없이

우리 자신은

거부할 수 없고

또한 거절되지 않기에

아침이 오면

굽은 등에 돌덩어리를 얹고

미끄러지는 산을 다시 올라야 한다.


그러니 나는 다정해져야겠다.

짊어진 돌의 무게가 달라도

저마다의 돌은 얼마나 무거운가.

그 무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나의 사랑은 눈물 나지만


그 눈물로는 너의 돌을 짊어질 수 없기에

나는 다정하기라도 해야 하겠다.

다정한 눈짓과 말은 내 것이라서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으니

할 수 있는 다정함은 미루지 말고

아끼지 말고 해야겠다.

돌을 짊어진 나에게, 너에게....







속초 칠성 조선소의 옛 흔적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