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타다

색연필 그림일기

by Eli

어머니께 다녀오고 며칠 아팠다.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 생전의 아버지는 봄이 되면 입맛을 잃고 몸살을 앓으셨다. 하얀 얼굴이 더 하얗게 되곤 하셨다. 어머니께선 아버지가 봄을 타느라 저런다며 죽을 끓이셨다. 아버지를 닮은 나는 아버지처럼 봄을 타느라 비슷하게 아프곤 했는데 올봄도 예외가 아닌가 보다. 흰 얼굴이 조금 헤쓱해졌다. 그러나 내게 죽을 끓여주는 사람은 없다. 남편은 내가 아픈 줄 모르고 젊은 아들놈은 친구에게 가고 없다. 적막한 집에 누워 슬픔을 자꾸 짓는다. 그런 나를 말리려는 듯 봄 햇살이 커튼을 뚫고 방 안 가득 푸지다.


걷기를 멈춘 지 5일째.


길섶 제비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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