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이불속에서 누워
잠을 청하려는데 목이 간질간질하다
마치 먼지가 낀 듯
곧이어 내 입에서 기침이 나온다
겨울이불이라 먼지가 많은가
방청소에 게을러서 그런가
기침이 나오는 이유를 찾아보지만
딱히 이유를 찾지 못한 채 기침을 한다
어두운 밤
눈을 뜨고서 주위를 둘러본다
밖에서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나자
침묵에 쌓인 방안에
다시금 내 기침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내는 등을 돌린 채 속삭인다
나가서 물을 좀 마시고 와
일어나기 귀찮은 나는
말을 듣지 않고 버티다가
마침내 일어나 컵에 물을 따르고는
몇 번에 걸쳐서 천천히 마신다
새벽에 또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겠구나
하는 생각에 더 마시고 싶지만 컵을 내려놓는다
기침이 잠잠해지기를 바라며
다시 아내의 옆에 누워 가만히 눈을 감는다
기침은 쉬이 멈추지 않는다
내 기침소리에 나도 아내도 잠들지 못하는 밤
아무래도 삼겹살 기름으로 목을 씻어주어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이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이 오지 않는 자에게 밤은 길다
연신 침을 삼키며 기침이 덜 나오기를 바란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아내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온다
잠들고 싶은 밤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는 자에게
밤은 길고,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