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6-056
1
간밤 잠결에 춥다는 느낌으로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리고 몸을 둥글게 말아 계속 잤다.
어느 순간, 몸을 말아자니까 훨씬 포근한 느낌이 든다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덮고 자던 얇은 이불 위에 이불 하나가 더 덮어져 있었다.
어머니가 하신 일이었다.
2
어머니는 가끔 전을 해주신다. 이번에는 호박전을 해주셨다.
근데 전이 평소와 좀 다른 모양새였다. 먹어보니 맛도 조금 색달랐다.
"호박전 모양이 평소와 다르네요."
"[맛남의 광장]에서 나온 레시피인데 해볼만하겠다 싶어서 해봤어."
퍽 맛있었다.
3
평소 운동으로 수영을 하시던 어머니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수영장이 문을 닫자 등산으로 운동을 변경하셨다.
그리고 별다른 일이 없으시면 늘 아침에 등산을 다녀오신다.
그건 수영장 다니실 때와 다를 바가 없었다. 늘 꾸준히 성실히 한결같이 운동을 하셨다.
4
저번에 바지 만들던 천이 남았는데 어머니는 그 남은 천으로 마스크를 만드셨다.
그리고 시장 갈 때 차림새 깔끔하게 그 바지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신다.
깔맞춤이긴 한데 은근히 단정하고 세련된 느낌이라 보기가 좋았다.
항상 깨끗하게 다니셔서 괜스레 내가 다 으쓱하다.
5
다정하고, 늘 배우시며 요리도 잘하시고, 스스로 건강 챙기시면서 입성도 깨끗한 어머니가 보기 좋다. 참 좋다.
6
아담하신 어머니가 점점 더 아담해지셔서 걱정이다.
열심히 건강을 챙기셔도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고 조금 연로해지신 것 같다.
마음이 안타깝다.
내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을 더 많이 찾아내어 선수쳐야겠다.
어머니,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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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사랑은 부드럽고 아버지의 사랑은 현명하다.
-이탈리아 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