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이야기 28

by 배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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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분에서 키우는 식물 포토스에 물을 주다가 유난히 초록색을 잃고 노래져가는 잎사귀 한 잎을 걱정스레 쳐다본다. 그 노란 잎을 떼어버려서 전체적으로 초록 초록할 수 있도록 해줄까 생각해본다. 그렇지만 저 노란 것도 아직 생명인데 죽일 수는 없잖은가,라고 생각하며 갈등한다.





2


거울에 쌓인 먼지를 닦다가 비친 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어떨 때는 팅팅 부어서 사람 꼴이 아니다가 가끔 정상적인(?) 얼굴이 될 때가 있다. 그때 거울 쳐다봤을 때 다행히 정상적인 얼굴이라서 두 손으로 가볍게 볼을 매만지며 '예뻐~'라고 스스로에게 선행을 베풀었다. 흐뭇한 마음으로 다시 거울을 닦는다.





3


책장 정리를 한 번 싹 할 건데 처분할 책을 중고서점에 내다 팔지, 아니면 인터넷으로 팔지, 그도 아니면 폐지로 내다 버릴지를 생각한다.

중고서점에다 팔 때는 값을 너무 안 쳐줘서 파는 재미가 없고, 인터넷으로 팔자니 사진 찍어서 올리고 택배 붙여주고 하는 등, 번거로움이 귀찮아서 하기 싫다. 욕심 많고 게을러서 이래저래 못 팔겠네, 참.






4


다가오는 부모님 생신에는 무슨 음식을 해드릴까를 고민도 하고, 최소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하고 스스로 물어본다. 비용 대비 부피량은 뻥튀기가 최고인데.

생신날 아침에 뻥튀기와 미역국을 내놓을까 생각해본다. 생일상 받으신 부모님께서 집을 나가라고 할까 봐, 오갈 데 없는 신세인지라, 무서워서 뻥튀기 생일상은 아니 되겠다.






5


오르세 미술관전 전시회에 갈 표를 구입해놨는데 어떤 시간, 어떤 요일에 가야 사람이 붐비지 않을까를 곰곰이 궁리한다. 예전에 한 전시회를 보러 갈 때, 오전 개장시간에 맞춰서 일찍 갔는데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은 매 마찬가지였다. 좋은 전시회는 늘 붐비더라. 그냥 일어나서 낮이면 가고 밤이면 안 간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준은 간단하고 쉽지만 나는 거의 밤에 일어난다는 게 함정이다. 표 구입은 쉬워도 그곳까지 행차하는 건 되게 어렵다. 대개 내가 일어날 때, 미술관은 문 닫고 있을 때니까.






6


빌려온 책을 반납일 전에 다 읽으려면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반납일까지 3일 남았다. 빌려온 5권 중에 2권을 아직 못 읽었다. 주말엔 책만 읽어야겠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뭐, 그런 거 이제는 별로 따지지도 않는 분위기지만 요즘의 나는 안타깝게 독서는 안 하고 천고마비의 현상만 따른다. 천고젼비(하늘은 높고 져니는 살찐다.)

아..... 해쓱해져서 앙상해 봤으면 좋겠다.






7


같이 강의를 듣는 여자분이 자신이 "63세인데 몇 살로 보여요?"라고 내게 묻는다.

젊어 보이시기는 했지만 퍽~ 아주~ 매우 어려 보이지는 않으셨다.

그래서 "58세쯤 되어 보이시네요. 젊어 보이세요."라고 대답해드렸다.

그런데 그분의 얼굴에서 섭섭함이 묻어난다.


"58세면 많이 안 어려 보이는 거네요. 다른 사람은 40대로 보던데...."


어리게 보인다고 말했고 5살이나 깎아드렸는데...., 칭찬을 해드렸는데...... 만족하시지를 못하시네.

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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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고 세월이 흐르면 시간이 없으니 자기가 좋아하는 일부터 먼저 하라.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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