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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Mar 11. 2023

자잘스토리 7 - 067 - 부적 같은 돌






1


'소달라이트'라는 보석을 집에 들였다.




2


여러 해 전에 백수정 하나를 구입했었다.

어릴 적 수정에 대한 특별한 경험과 추억이 있어서,

나름 큰 맘먹고 수정을 집으로 들였다.




3


나는 일부 기억이 없었다.

정확히는 고등학생 때의 기억이 매우 흐려진 상태였다.

기억을 많이 잃었었고 스스로 기억을 잃은 줄도 가늠이 

잘 안될 정도로 모르고 살았다.

그러다가 백수정을 구입한 해에, 크게 아팠다.

열병처럼 열이 나고 수여 일을 누워있었는데,

그때부터 기억이 조금씩 돌아왔다.

지금은 거의 기억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그냥 우연일 수도 있지만,

수정을 구입하고 얼마 뒤부터 이런 일이 생기니,

게다가 어릴 적 수정에서 아득한 환영을 본 적이 있던 나로서는,

그때 그 상황과 그 현상이

그냥 보통의 오비이락은 아닌 것 같았다.




4


백수정의 영향력이 존재한다고 믿는 나는 다른 보석을 찾아보게 되었고,

눈에 띄는 보석을 주목했다.

소달라이트라는 돌로, 이 보석이 가졌다는 힘이 마음에 들었다.

'논리와 직관을 결합해 주고, 정서적 균형을 가져오게 한다.'

그 외에도 좋은 요소가 많았다.




5


소달라이트를 받은 지 만 1일이 지나지 않았다.

아직 효능은 못 느꼈지만,

이 녀석의 힘 중에 하나가 '전자파 차단'이란다.


논리와 직관의 결합, 정서의 균형,

자기 신뢰를 이끌어주는 능력에 마음을 빼앗겼는데,

'전자파 차단'의 능력은 너무 예기치 못한 거라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또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힘이 아니겠나 싶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나로서는,

제일 실용적으로 톡톡하게 덕을 보게 해줄 힘일 수 있겠다.




6


돌이 가진 힘?

별로 믿기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백수정은 널리 그 힘을 인정받아

마법사들이나 점성술사들이 수정구를 이용하여

점을 치거나 미래를 봐왔다.

그래.. 백수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잘 모르는 다른 돌들은?




7


사실 나는 부적 하나 산다 치고 소달라이트를 구입했다.

무속인에게 부적 써달라고 해본 적은 없지만,

부적을 산다거나, 신상을 사서 집안에 둔다던가,

운에 좋다는 그림을 걸어둔다던가.

모두 나쁜 일 없이 일이 순조롭기를 바라며 하나쯤 구입하는 것이리라.




8


아버지는 유달리 '반들거리는' 소달라이트를 보시며,


"내일 니스 하나 사와라, 내가 이런 '돌' 5개 만들어주마."


...라고 하셔서 웃고 말았다.


"돌 아니고 보석이라구요!"


...라고 정정해 드렸다.

이 보석에 깃든 힘과 그 힘이 발휘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을 모르시니까,

자꾸 화분의 아무 작은 돌을 가져오셔서 


"이걸로 니스 칠해 줄게."


...라고 하시며 나로 하여금 쓴 웃음을 짓게 하신다.




8


소달라이트야.

내가 네게 거는 기대가 크다.

넌 돌이 아니고 보석이야, 암.

우리 아부지 말에 너무 속상해 하지 말어.

그럼 소달라이트야,

우리 가볍게 전자파 차단부터 시작해 볼까?




9


나도 너도, 자,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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