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달라이트'라는 보석을 집에 들였다.
2
여러 해 전에 백수정 하나를 구입했었다.
어릴 적 수정에 대한 특별한 경험과 추억이 있어서,
나름 큰 맘먹고 수정을 집으로 들였다.
3
나는 일부 기억이 없었다.
정확히는 고등학생 때의 기억이 매우 흐려진 상태였다.
기억을 많이 잃었었고 스스로 기억을 잃은 줄도 가늠이
잘 안될 정도로 모르고 살았다.
그러다가 백수정을 구입한 해에, 크게 아팠다.
열병처럼 열이 나고 수여 일을 누워있었는데,
그때부터 기억이 조금씩 돌아왔다.
지금은 거의 기억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그냥 우연일 수도 있지만,
수정을 구입하고 얼마 뒤부터 이런 일이 생기니,
게다가 어릴 적 수정에서 아득한 환영을 본 적이 있던 나로서는,
그때 그 상황과 그 현상이
그냥 보통의 오비이락은 아닌 것 같았다.
4
백수정의 영향력이 존재한다고 믿는 나는 다른 보석을 찾아보게 되었고,
눈에 띄는 보석을 주목했다.
소달라이트라는 돌로, 이 보석이 가졌다는 힘이 마음에 들었다.
'논리와 직관을 결합해 주고, 정서적 균형을 가져오게 한다.'
그 외에도 좋은 요소가 많았다.
5
소달라이트를 받은 지 만 1일이 지나지 않았다.
아직 효능은 못 느꼈지만,
이 녀석의 힘 중에 하나가 '전자파 차단'이란다.
논리와 직관의 결합, 정서의 균형,
자기 신뢰를 이끌어주는 능력에 마음을 빼앗겼는데,
'전자파 차단'의 능력은 너무 예기치 못한 거라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또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힘이 아니겠나 싶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나로서는,
제일 실용적으로 톡톡하게 덕을 보게 해줄 힘일 수 있겠다.
6
돌이 가진 힘?
별로 믿기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백수정은 널리 그 힘을 인정받아
마법사들이나 점성술사들이 수정구를 이용하여
점을 치거나 미래를 봐왔다.
그래.. 백수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잘 모르는 다른 돌들은?
7
사실 나는 부적 하나 산다 치고 소달라이트를 구입했다.
무속인에게 부적 써달라고 해본 적은 없지만,
부적을 산다거나, 신상을 사서 집안에 둔다던가,
운에 좋다는 그림을 걸어둔다던가.
모두 나쁜 일 없이 일이 순조롭기를 바라며 하나쯤 구입하는 것이리라.
8
아버지는 유달리 '반들거리는' 소달라이트를 보시며,
"내일 니스 하나 사와라, 내가 이런 '돌' 5개 만들어주마."
...라고 하셔서 웃고 말았다.
"돌 아니고 보석이라구요!"
...라고 정정해 드렸다.
이 보석에 깃든 힘과 그 힘이 발휘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을 모르시니까,
자꾸 화분의 아무 작은 돌을 가져오셔서
"이걸로 니스 칠해 줄게."
...라고 하시며 나로 하여금 쓴 웃음을 짓게 하신다.
8
소달라이트야.
내가 네게 거는 기대가 크다.
넌 돌이 아니고 보석이야, 암.
우리 아부지 말에 너무 속상해 하지 말어.
그럼 소달라이트야,
우리 가볍게 전자파 차단부터 시작해 볼까?
9
나도 너도, 자,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