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보편적인 삶

K-며느리의 21세기 명절

by 짜미엘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K-며느리

한국에서 태어난 대부분의 여성들은 며느라기에 대해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았던가

명절에는 으레 당일보다 먼저 내려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고 음식을 잘 못 하면 큰 잘못인 것 같아 노심초사하고


나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 케이스이다. 어렸을 때부터 맏며느리인 엄마의 시집살이를 두 눈으로 지켜봤기 때문에 당연히 결혼과 시집에 대한 거부감이 가득하게 성장해 버렸다.

남자친구와의 교제 조건은 "결혼은 안 한다"이고 오빠와 결혼한 새언니에게는 항상 측은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쩌다 보니 내가 결혼식장에서 남자친구의 손을 잡고 있었고

인류보편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아빠의 가르침대로 K-며느리가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이왕 가족이 된 시댁을 내가 불편해하지 않으려면 최대한 내가 편한 방향을 찾아가려 노력했다. 내가 쉬고 싶을 땐 쉬고 먹고 싶을 땐 먹고

다행히 시부모님도 내게 불편함을 강조하진 않으시고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셨다.


이제는 시댁에서 5일을 지내도 편하게 있을 수 있는 MZ며느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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