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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와 Jan 16. 2024

베(스트)셀(러) 스터디 그룹

글쓰기, 책내기 5주 스터디 프로그램

‘글쓰기-책내기 5주 스터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이름은 베셀 스터디 그룹, 베스트셀러를 내기 위한 스터디 그룹이다. 조만간 파일럿으로 시범 운영을 하고 정식 런칭할 계획이다. 진심을 담아 좋은 글을 쓴 후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이 소규모로 모여 함께 공부도 하고 합평도 하는 그런 모임이 될 것이다. 

<출처: https://blog.naver.com/samels1984/223317805246>


스터디의 재미와 품질도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트레바리와 같은 독서 모임은 유료에(우리도 유료다) 과제도 있고 모인 사람들의 지적 수준도 비슷하기 때문에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만으로도 몰입의 경험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미하이칙센트미하이 교수님 말로 몰입은 사람을 무척 즐겁고 행복하게 해준다. 우리 모임에선 독서보다 더한 몰입의 경험을 가질 것이다. 당연하지 않을까? 책을 읽는 것보다 쓰는 것은 더욱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니까. 


근데 좋은 기획과 운영보다 더 고민되는 것이 있었다. 그건 스터디 참석자를 어떻게 선발하냐는 것이다. 선발 또는 선정과 같은 주제는 우리에겐 무척 중요한 문제다. 왜냐하면 ‘작가와’의 철학 또는 운영 원칙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의 철학 중 하난 작가의 글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백하면 평가할 깜냥도 안 되고 이런 역량을 키울 생각도 없다. 예전에 작가님 글을 교정이나 교열하지 않는 이유를 언급한 적이 있다. 요약하면 작가님의 글을 완벽한 문장으로 수정하고 보완하느라 출판이 지체되는 것보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빨리 세상에 내놓는 것이 더 낫다는 내용이다. 전문 작가가 아닌 이상 이레저레 출판 후에 고치고 싶은 것들이 계속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빨리 출간한 후 그걸 보면서 다음 작품은 더 나은 글로 채우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철학이나 원칙까진 아니지만 탈락의 경험도 영향을 많이 미쳤다. 그건 브런치 공모전에 떨어진 경험을 바로 그 브런치에 쓴 글이었다. 짧게 말하면 공모전에 붙은 분들은 축하받아 마땅하지만 떨어진 사람들은 어떻게 위로를 받아도 기분이 좋아지진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우린 기본적으로 작가님들의 글을 먼저 읽어보고 평가하고 거르지 않는다. 오죽하면 슬로건도 ‘모두의 출판사’이겠는가.


그러면 ‘선착순은 어떠냐’는 의견도 있다. 앞의 평가보다 좋긴 한데 여전히 뭔가 불편하다. 우선 ‘선착순’하면 훈련병 때 얼차려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분대장(조교)이 ‘축구 골대, 선착순 5명!’하고 외치면 전 소대 훈련병이 죽어라고 달려가 축구 골대를 찍고 돌아와야 하는데 순발력도 없고 달리기도 못하는 나는 여러 번 왔다갔다 해야 했다. 어느 정도로 싫어하냐면 도수체조 8번 ‘온몸 비틀기’보다 선착순이 훨씬 더 싫었다. 

<온몸비틀기, 출처: 연합뉴스, https://news.nate.com/view/20070614n11574>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에버랜드에 놀러갈 땐 T 익스프레스나 사파리월드와 같은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문 여는 시간인 10시 전에 도착해야 한다. 9시에 가도 이미 줄이 길다. 문 바로 앞에 줄을 서려면 더 일찍 가야 한다. 10시 10분 전 즈음 시작하는 짧은 환영 공연을 마친 후 대망의 개장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인기 있는 놀이기구 쪽으로 미친듯이 뛰어간다. 이 때 사람들의 표정은 2009년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우사인 볼트를 뒤 쫓아 달려가는 타이슨 게이보다 더 안쓰럽다. 전력을 다하고 있는 얼굴 주름에 조금만 늦어도 오래 기다린다는 불안감이 추가되기 때문이다.(웃으면서 뛰어가는 현자들도 많긴 하지만…) 먼저 가서 기다리는 시간낭비, 주름을 깊게 해주는 달리기 경주, 이런 것들이 모두 ‘선착순’에서 시작한다. 이 단어와 제도에 대해 환영할 수 없는 이유다.

<타이슨 게이의 생각?  출처: STN news: https://www.stnsport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440>

그럼 어떻게 선발하냐고? 내부적으로 한참을 논의하다 박 파트너께서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그건 바로 두구두구두구~ ‘랜덤(Random) 선발’이다. 생각해보면 많은 곳에서 공정함을 담보하기 위해 랜덤 추출을 한다. 국가 차원에서도 그렇다. 매주 추첨하는 로또 조차도 숫자를 랜덤 추출하니까.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을 보긴 어렵다. 정말로 그냥 운이 없었을 뿐이다. 


하지만 하나 또 걸리는 것이 있다. 랜덤 선발이 되었는데 함께 스터디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불특정 다수에서 선발하는 것만 하게 되면 원하는 사람들과 스터디를 할 수 없을 수도 있어서 보완 장치를 마련했다. 이건 글로 쓰는 건 다음 기회에... 


<베스트셀러 스터디 그룹이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면?>

https://prickly-plant-39a.notion.site/431ea967fe1649139dc710b4b851aacf?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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