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 합의의 유령이 돌아오고 있다
2025년 3월,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을 위한 환율 협상 구상을 발표했다.
일부 언론은 이를 “마라라고 협정”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가 알았다.
1985년 플라자 호텔에서 시작된 그 합의를
다시 한 번 재현하고 싶어 한다는 걸.
그때처럼
달러 가치를 조정하고,
수출 경쟁력을 되찾고,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구조는 다시 구현되지 않는다.
세계는 1985년이 아니고,
달러는 더 이상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1985년, 미국은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과 함께
달러 강세 완화를 목표로 주요국 공동 개입에 동의했다.
당시 일본은 동의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버블 붕괴와 ‘잃어버린 20년’이었다.
플라자합의는 환율을 조정했지만,
구조를 안정시키진 못했다.
오히려 시장 조작의 대가로
경제 구조의 내부 균형이 무너졌다.
트럼프의 환율 언급은 공식 협정이 아니다.
그러나 그 발언은 하나의 ‘사이비 플라자 합의’로 기능한다.
그는 연준을 향해 강달러 정책 포기를 압박하고,
한국·일본·독일을 향해 무역 흑자 축소를 요구한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서는
환율을 무기화한 조작국 프레임을 다시 꺼냈다.
이 모든 흐름은
플라자 합의의 형식만 남은,
정치적 이미지 조작의 언어다.
1985년과 달리
2025년의 환율은
협의보다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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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중국은 자본통제를 유지하고 있고,
일본은 30년 가까이 통화부양을 지속하며
강제로 약한 엔화를 유지해왔다.
미국이 바라는 환율조정은
협상이 아니라,
이해관계로만 움직이는 세계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되돌리겠다’고 말하지만,
구조는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달러가 약해진다고 해서
미국의 제조업이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고,
환율을 조정한다고 해서
글로벌 소비자 패턴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정치가 만들 수 있는 건,
일시적인 착시와 자극뿐이다.
우리는 구조를 되돌릴 수 있는가,
아니면 그 위에 새로운 균형을 설계해야 하는가?
마라라고는 플라자가 아니고,
2025년은 1985년이 아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때의 유령을 붙잡으려 한다.
다시 말해, 트럼프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다.
5화. 달러를 포기하지 않는 나라, 신뢰를 잃어가는 구조 — 기축통화국의 불안정한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