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 8화 한국의 리스크, 세계의 구조

수출, 통화, 안보가 교차하는 분기점

by 박상훈

S2 8화 한국의 리스크, 세계의 구조— 수출, 통화, 안보가 교차하는 분기점


2025년 5월 12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30.4% 감소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10억 달러 이상 줄어든 수치다.

그동안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CHIPS법 등
미국 내 공장 투자로 지탱되던 수출 구조가
서서히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신호다.


언뜻 보기에 구조는 그대로다.
공장은 가동 중이고, 계약은 살아 있다.
그러나 구조 아래의 수요 흐름과 신뢰는 이완되고 있다.

한국은 지금,
기술·통화·안보의 구조가 동시에 흔들리는 분기점에 서 있다.



1/ 수출이 흔들리면 구조가 노출된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부품, 석유화학 등
전형적인 고부가가치 품목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둔화, 공급과잉, 정책기조 변화는
이 구조적 장점을 단기 수요 민감성으로 전락시킨다.


정책 유도형 수출은
보조금과 지정학의 방아쇠에 묶인 구조다.

이 수출은 ‘기술력’이 아니라
‘전략적 위치’로 얻은 기회였고,


그만큼

위기에 대한 자율 방어력이 없다.



2/ 통화는 외관상 안정적이지만, 내압은 크다


외환보유액은 4,046억 달러.
그러나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은 급감했고,
국민연금과의 스와프 거래가 외화공급의 핵심이 되었다.


달러가 흔들리는 순간
한국은 통화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할지,
보유액을 풀어야 할지,
아니면 스와프 요청을 다시 해야 할지
결정권 없는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된다.


자율적 통화정책이 작동하지 않는 구조다.



3/ 안보 구조는 경제를 관통한다


한미 관계는 표면상 공고하지만
확장억제와 주한미군 비용, 대중 전략을 둘러싼
미세한 균열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은
한국의 '기여 부족'을 비판하고 있으며,
경제 보조금과 방산 협력에 있어
조건을 재설정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국은 군사동맹에 기대고 있으나,
그 동맹의 연장선상에
경제정책과 통상구조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안보 구조 자체가 경제 구조의 핵심 변수가 된다.



4/ 구조적 리스크는 병렬로 다가온다


수출의 급락은 통화 방어 부담을 키우고,

통화의 불안은 투자위축과 기술 전환의 지연으로 연결되며,

안보의 긴장은 대외 신뢰를 흔들고,

이는 다시 수출로 되돌아온다.


이제 위기는 순차가 아니라 병렬로 작동한다.


그리고

한국은 이 병렬 구조 안에서
자기 구조를 직접 설계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대미 수출이 30% 줄었다는 뉴스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이것은
지금의 구조가
자율 없이 설계된 채 작동하고 있다는 징표다.


이 구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무엇을 설계해본 적이 있었는가.



다음 편 예고

9화. 구조를 재설계하는 방법 — 자율성과 회복력을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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