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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잘러 열정 직원이 퇴사를 생각하는 순간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려운 관리자들을 위한 생각의 전환 Tip을 더해..

by 제임이

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출근이 싫었던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물론 침대에 좀 더 널부러져 있고 싶을 때도 있지만) 하지만 그런 내가 회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바로 '회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을 때였다.



신뢰가 무너지는 결정적 순간

회사에 신뢰를 느끼는 포인트는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전형적으로 열정적이고 주도적인 나 같은 사람은 ‘회사가 나를 믿고 인정하고 지지하고 있음’에 조직에 대한 안정감과 신뢰를 느낀다. 그리고 ‘회사가 내 편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회사에 대한 신뢰는 쉽게 쌓이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특히나 조직에 헌신하며 열정적으로 일했던 사람에게는 그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


회사가 내 편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가장 대표적인 계기는, 조직 내부 혹은 외부에서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발생했을 때에, 회사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경우였다. 예를 들면 클라이언트가 어떤 부당한 일을 요구했다든지, 열심히 준비한 프로젝트에서 갑자기 빠지게 되었다든지, 듣지 않아야 할 폭언이나 차별적 발언을 듣게 되는 상황이다.


문제상황을 직원 개인의 잘못으로 뒤집어 씌우거나 떠안게 하는 조직은 논외다. 이런 조직은 빠른 탈출이 답이다. 하지만 이런 조직이 아닌 경우에도, 대부분의 조직은 ‘조용히 이해하고 넘어가주길’ 바란다. 혹은 조직의 입장에서는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지만, 본인의 기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적절한 보호의 기준을 찾아라

물론 업무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이 100% 잘못인 경우는 드물다. 주니어들은 더 넓게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의 잘못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혼자 억울해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 설명해줘도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나중에야 자신의 놓친 부분을 깨닫게 된다. (10여 년 전의 내가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부끄러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는 적절한 액션이 필요하다. 무조건 '공론화'해서 시끄럽게 만들어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대응의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조직에 좋은 영향을 주고 본인의 역할을 해내는 직원이라면 더더욱 직원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조직이 아니라 해당 직원의 관점에서 충분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찾아야 한다. 사수가 맛있는 밥을 한 번 사주며 위로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고, 회사에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할 수도 있다.


조직과 직원이 생각하는 기준의 차이가 너무 크다면 간극을 좁히기 위해 단계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직원이 혼자 적진 한가운데 서있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직원 입장에서 '이 정도면 회사가 나를 위해 애쓰는구나' 라고 느낄 정도면 충분하다. 설령 직원의 잘못이 훨씬 큰 상황이라 하더라도, (특히 주니어라면 더더욱) 상황에 대한 명확한 설명뿐 아니라 ‘다독임’이 필요할 수 있다. (물론 무조건적인 다독임은 조직 내 금쪽이를 키우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차별적 발언과 행동에는 더욱 단호하게

최근에는 차별적 발언이나 행동에 대한 문제도 왕왕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더더욱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갈수록 그 기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그 기준을 더 높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성별, 나이, 갑을관계에서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직원 개인에게도 상처가 되지만 조직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부적절한 발언이나 행동, 성적 문제, 갑질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일관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여성 비율이 높고 젊은 직원들이 많은 조직에서는 이런 부분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


직원이 난처하거나 억울한 상황을 겪을 때,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직원에게 큰 신뢰를 얻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나는 회사에서 이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신뢰는 점점 깎이게 된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려운 나 같은 관리자들에게:

좋은 인재를 외부 요인으로 놓치지 말자.


좋은 인재를 외부 요인으로 놓치게 되는 것은 아주 큰 손해이다. 특히 일도 잘하고 열정적인 직원이라면 더더욱 안 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물론 나 같은 대문자T에 대문자 I인 관리자들이나 성과/효율 중심의 관리자들에게는 그 말 한마디가 참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다시 채용과 신입교육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보다는 말 한마디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T들의 사고)

그리고 무엇보다, 관리자로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또한 내가 리더로서 꼭 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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