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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 나의 추억]2007년 7월 4일

데쟈뷰

by 잼잼

이번주는 비가 오는날이 훨씬 많네요.

비오는 날을 참 좋아하는데..

비가 무지하게오는날 운전하는게 너무 힘들다라는 사실을 깨닫고부터는 슬쩍 부담이 되네요. (사실..지난 월요일 억수같은 빗속에서 앞차뒤를 '콩'하고 뽀뽀까지 해 버렸습니다. --;)

역시...환경이 사람을 만드는가보네요.


데쟈뷰는 프랑스어로 "이미 보았다"라는 뜻이랍니다.

그런 경험있으신가요?

유럽여행을 하면서 이쌍한 미국화가를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워낙 이야기하는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루브르박물관 쉼터에서 이야기를 거는 그 사람이 낯설진 않았지요. 처음엔 참 젠틀하다 싶었어요.

미국에서 그림 공부때문에 1년간 프랑스에서 산다는 그 화가에겐

루브르박물관은 자기 집인것처럼 편안한 공간이라구요.

그러면서 낯선 나에게 좋은 작품들을 소개해주겠다며 미로같은 박물관을 이곳저곳 안내해 주었답니다.

사실.. 작품을 아는것과 모르는것과 무관하게 그림을 보면서 생각하는것을 즐기는 저에게 조금 부담스러운 안내였지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잘 모르는것같이 띵~~하게 생긴 제 외모를 탓해야져.

정말 알려주고싶어하는 그 분을 따라 1시간을 돌아다녔답니다.

근데 묘한 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그 넓고 넓은 루브르에서 왜 자꾸 지하로 지하로 내려가는지 결국 인적 드문곳으로 가더니..

조용히 이야기를 하더군요.


"사실..우리가 만난건 운명이야"

'이건 또 뭔소리?'

"난..널 기억해. 분명히.."

'이 사람 혹시 사이코?'

"미국에 사는 나와 우크라이나에 사는 네가 프랑스에서 만났어. 잘 생각해봐...

얼마나 돌아서 우리가 만나게 된 건지. 예전에 우린 프랑스에서....어쩌고 저쩌고"

'안되겠다. 빨리 도망가야지..'


결국 전 계속 묘한 눈빛으로 헛소리(--;)를 하는 그 분을 지하에서 끌고나와

사람이 많은 복도에 세웠습니다. 그리곤 오늘 고마웠다고..가봐야겠다고.. 얼버무리면 돌아섰지요.

조금 걸어가다 기분이 묘해서 돌아봤는데..

복도끝 계단에서서 사람들이 오고가는 틈에서 슬픈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정말 어디서 만난건 아닌가??? 순간 그런 착각이 들더라구요.


아직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보곤하죠. 그분이 조금 더 젊고 조금 더 미남이었다면 어쩜.."그래..기억났어"

이러고 왔을지 모른다구요. ^^!

아주 가끔. 뇌가 일으키는 기억의 착란 현상이라고하는 데쟈뷰 현상이

드라마틱한 삶을 만들어 줄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해보곤 합니다.


사이코로 취급당할진 몰라도.. 지나가다..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한번 써보면 어떨까 싶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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