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음악을 제일 잘하는 사람은 누굴까? 세계 최고의 음악대학을 나온 사람? 어떤 소리를 들어도 계이름으로 다 맞출 수 있는 사람?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부자는 단 한 명이라고. 등수를 매기자면 세상에 1등은 단 한 명밖에 없다. 그것도 심지어 찰나의 순간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음악은 어떨까? 물론 우리가 같은 곡을 가지고 대단한 피아니스트와 취미생의 연주를 비교해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당장의 실력으로 1등을 정의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진도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 '이해는' 하고 있다. 하지만 같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거나, 가까운 사이에서 서로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은 '위험한' 상황이 될 때도 있다. 학원에서 연주 영상을 올릴 때는 반드시 각자 보내야 한다. 아주 위험할 수 있다. 음악 연주를 배우는 것은 동시에 시작하는 달리기 경주가 아니라 각자 자신만의 방향과 속도로 가는 것임을 잊지 않도록 자주 말해줘야 한다. 음악학원에서까지 경쟁과 비교로 우리의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기를 바란다.
"누구는 얼마만큼 쳤어요? 이 곡 벌써 넘어갔어요?" 순수하고 솔직한 어린아이들은 아예 대놓고 물어본다. 다른 사람보다 '지금' 느린 속도인 것이 자신이 '틀린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저 친구가 너보다 진도가 더 빠른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너는 너의 노래를 부르며 오롯이 마음을 다해 연주하고 손 끝에 집중하고 귀를 열어보렴. 한 음, 한 음을 성실히 노래하는 것이 우리가 음악을 하는 이유란다,라고 말이다.
"선생님 앞에서 틀리는 건 아주 행운당첨이야!"
연습 내내 틀리다가 선생님 앞에서 우연히 맞아서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것보다, 연습 때 부분 부분 틀리는 것이 몽땅 드러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그렇지 않은가? 선생님 앞에서 잘 치는 것이 악기 연습의 목표는 아닐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업만큼은 나의 부족함을 보여줄수록 더 많이 배우게 되는 것임을 잊지 말자.
"이렇게 잘 치면 내가 할 일이 없잖아!"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치는 아이들에 대한 칭찬을 겸한 나의 불만이다. 어쩌면 아이들이 제일 듣고 싶어 하는 말일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말은 곧 '틀리는 게 당연한 일'이라는 안전 알림판이기도 하다. 이렇게 레슨시간에 틀리는 것의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된 아이는 자신이 마주한 곡을 완성해 내는데 집중할 수 있다. 시작할 때는 이 곡이 얼마나 막막하고 두려운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한 마디, 한 마디씩 읽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내 손에서 근사한 음악이 연주되는 결과를 알고 가는 과정은 기쁘게 견딜만한 훈련이 된다. 이 경험이 또 새로운 곡을 도전하게 만들고 연습하게 만드는 마중물이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진도나 결과를 비교할 시간이 없다. 오직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자라는 모습에 집중할 뿐이다.
경쟁에서의 해방! 어제의 나보다 더 자란 나를 보는 기쁨! 그 안에서 자유롭게 연주하고 표현되는 나의 음악! 노래! 노래! 이 얼마나 가슴 뛰는 벅찬 감정인지! 그렇게 어제의 부족한 내가 아니라 오늘 성장한 나를 기대하며 기쁘게 악기 앞에 앉을 수 있다면 최고의 음악가가 되는 것이다.
화려하고 복잡한 음들의 배열보다 또박또박 나의 소리를 또렷이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나니. 행복은 누구보다 많이, 빨리 갖는 것보다 나에게 꼭 맞는 자족에서 오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