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ne jeong
Nov 01. 2022
겨울이 가까운 어느 가을날
충남 세종시에 있는 베어트리파크에 갔다.
단풍은 바닥에서 한창이고
하나둘 나무에 달린 잎들이랑
빈 나무는 추워 보였다.
길 양옆으로 가을 잎들이 수북이 모여있고
길 가운데는 낙엽들이 밟히고 밟혀서 흙속에 묻히기도 했고
해진 나뭇잎들과 흙이 섞여 오솔길이 되었다.
날씨와 그날이 잉꼬부부처럼 잘 어울리던 날
돌아 내려오며 마음에 담았던 글.
베어트리 파크/정제인
얼룩송아지 닮은 백송
한껏 멋 낸 파마 송
노란 모자 쓰고 나란히 앉아있는
은행나무 아래 반송들
단풍길 노란 길
스쳐 간 수많은 사람들
해진 옷처럼 흙바닥 드러나
가을 끝자락 이야기한다
넝쿨 잎 떨군 빈 나뭇가지 사이로
고개 숙인 들꽃들
새색시 첫날밤 옷고름 풀리듯
하나둘 수줍게 드러나고
알몸 된 단풍나무들
하얀 드레스 보내달라는 눈빛 애처로워
해님도 숨은 듯
흰 회색 구름만 가득하다
한 줄 요약: 기운이 아래에서 자꾸 부르지만 숙제를 위해 기억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