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보글보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ne jeong Nov 01. 2022

베어트리 파크

사는 이야기

겨울이 가까운 어느 가을날

충남 세종시에 있는 베어트리파크에 갔다.

단풍은 바닥에서 한창이고

하나둘 나무에 달린 잎들이랑

빈 나무는 추워 보였다.


길 양옆으로 가을 잎들이 수북이 모여있고

길 가운데는 낙엽들이 밟히고 밟혀서 흙속에 묻히기도 했고

해진 나뭇잎들과 흙이 섞여 오솔길이 되었다.


날씨와 그날이 잉꼬부부처럼 잘 어울리던 날

돌아 내려오며 마음에 담았던 글.


베어트리 파크/정제인          


얼룩송아지 닮은 백송

한껏 멋 낸 파마 송

노란 모자 쓰고 나란히 앉아있는

은행나무 아래 반송들     


단풍길 노란 길

스쳐 간 수많은 사람들

해진 옷처럼 흙바닥 드러나

가을 끝자락 이야기한다     


넝쿨 잎 떨군 빈 나뭇가지 사이로

고개 숙인 들꽃들

새색시 첫날밤 옷고름 풀리듯

하나둘 수줍게 드러나고     


알몸 된 단풍나무들

하얀 드레스 보내달라는 눈빛 애처로워

해님도 숨은 듯

흰 회색 구름만 가득하다     



한 줄 요약: 기운이 아래에서 자꾸 부르지만 숙제를 위해 기억을 옮겼다.


매거진의 이전글 속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