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커뮤니케이션-칭찬을 거부하는 문화'아닙니다??'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진정으로 겸손한 건가?

by 김지혜

칭찬에 대응하는 한국인의 자세~ 아닙니다??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진정으로 겸손한 건가?

칭찬에 대응하는 한국인의 예의~'아닙니다??'

어린 시절 우리는 모두 칭찬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나이가 들어 주름진 어른이 되고 이제는 세련된 칭찬, 즉 인정받고 싶다.

칭찬을 받고 싶지만 겸손이 미덕이라는 생각을 가진 한국인에게 칭찬을 오롯이 인정하면 뭔가 낯설다.

상사가 칭찬을 한다.

“정말 수고했어요. 정말 김 과장 덕분에 이번 일이 잘 해결되었어요.”

이에 대한 대답으로

“맞아요! 제가 밤낮으로 열심히 해서 이루어 낸 성과입니다.”라고 한다면 뭔가 좀 이상하게 들린다.

내가 이루어낸 성과가 맞지만 손 사례를 치며 “아닙니다”라는 말부터 할 것이다.

어쩜 “우리 팀 전체의 노고이며 좋은 팀원들 덕분에 ~~ “ 이런 이야기를 덧붙일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우리의 첫 대답은 ‘아닙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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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힘들게 준비하고 그 결과 만들어낸 성과에 대한 칭찬도 공식적으로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공식적으로 누군가가 인정하고 칭찬받으면 적어도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고 느낀다.


한국인은 묵묵히 말없이 내일을 열심히 하면 누군가가 알아줄 것이라 생각하거나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내가 한 일의 성과나 내가 하는 노력에 대해서도 대 놓고 어필하지 않는다.


한국 회사에 피터라는 호주인 기술 이사가 주재원으로 파견되었다.

피터는 매주 한국인 CEO에게 주간 보고를 진행했었고 3년간 통역을 맡았었다.

피터는 본인의 성과에 대해 아주 세세하고 분명하게 어필하였다.

가끔은 자잘해 보이는 이야기까지도 본인의 노고와 노력을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그리고는 본인이 받아야 할 성과에 대한 보상이나 휴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요구하였다.

그런 피터를 보면서 한국인으로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런 세세한 것까지 보고하나? 너무 생색내는 거 아닌가?’

‘너무 자주 휴가를 요청하는 거 아닌가?’ 등등.

어느 날, CEO 보고가 끝나고 피터는 그날이 본인의 생일이라고 CEO에게 알렸다. 결국 그날은 예정에도 없는 생일 파티 회식을 함께 했다.

해외에 혼자 주재원으로 있는 피터는 그렇게 본인의 생일 파티를 동료들과 함께 폭탄주를 마시며 멋지게 보냈다.

하지만 내가 해외에서 한국인이 나뿐이 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나는 피터처럼 하지 못했다.

난 생일날이 되어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내 직원 정보에는 생일이 나와 있을 터인데 누구 하나 기억하지 않는다. 사실 누구도 그걸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기억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난 누가 알아주길 바랬고 결국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생일날 저녁이면 으레 한국에서 아버지의 전화를 받는다. “미역국은 먹었냐?”

있지도 않은 미역국을 먹었다고 했지만 난 그렇게 해외 근무하는 3년간 항상 쓸쓸히 생일을 보냈고 단 한 번도 누구에게 생일이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렇게 해외 근무를 했던 나에게 피터의 적극적인 자기 어필과 성과에 대한 인정은 정말 부러운 태도였다.

피터는 누구보다도 일을 꼼꼼히 챙기고 함께 업무를 하거나 출장을 갈 때면 뭐든 물어볼 수 있는 맘 편한 상사였다.

피터와 출장을 갔던 어느 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회의실로 직행했다.

회의를 하던 중 자꾸 배가 아팠다가 괜찮았다 그런다. 자꾸 배를 만지는 나에게 피터는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윗배가 아픈지 아랫배가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 윗배가 아프면 가스가 찬 것이고 아랫배가 아프면 배탈이 난 것이니 상세하게 알려달라고 했다.

민망할 만큼 세세하게 물었다. 이런저런 설명을 하자 의사 선생님의 처방전처럼 딱 맞는 약을 주었다. 그리고는 곧 괜찮아졌다. 피터는 다양한 약과 필요 물품들을 챙겨서 주위 사람들을 챙겨 주었다.

이렇게 피터와 함께 일하는 것은 참 안전하고 든든했다.


Give and take 가 명확한 피터의 업무 방식이 참으로 당당해 보이고 부러웠다.

함께 일을 하는 한국사람들도 피터만큼 아니면 피터 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은 인정을 바라고 생색내는 것이 낯설다. 돌아오는 칭찬을 맘 편히 받지 못한다.

우리의 정서는 give 하고 take를 하고 싶지만 대놓고 받는 것은 불편하다.

가장 크게 희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닙니다, 우리 팀이 한 겁니다’라고 표현하지만 여전히 마음에는 그 성과와 희생을 알아주기 바란다. 나 또한 그렇다.

한국의 회사에서는 상세하게 나의 업무가 정의되어 있지 않다.

내가 무역부이면 무역업무를 담당하고 해당 국가가 정해진다면 전반적인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업무 범위는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지 않다. 해외 업무 범위가 모호하다 보니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일이 많아진다.

개인적인 관계를 중시하고 회식을 통해서 그 사람의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가는 우리네 문화에서는 굳이 내가 생색내지 않아도 나의 노력과 희생을 알아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구사회에서는 모두들 각자의 역할과 업무(Job description)가 아주 정확하게 정의되어 있어서 그 업무의 성과는 그 역할을 다 했느냐 안 했느냐의 판단을 통해서 결정된다.

회식이라는 문화도 없고, 굳이 내가 그 사람의 세세한 것을 알아간다는 것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사회에서 굳이 본인의 권리를 찾지 않는 사람을 관찰하면서 찾아주려고 애쓰지 않는다.

한국인이 외국계 회사에서 한국적 정서로 일을 하며 본인의 성과나 희생을 굳이 어필하지 않으면 그들은 굳이 찾아 주질 않는다.

칭찬에 “아닙니다.”라고 답한다면 결국 나중에는 속상하거나 섭섭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

또한 겸손한 자세를 취한다고 생각하고 상대를 높여주기 위해서 ‘내가 당신보다 많이 아직 모자랍니다. 더 많이 배우겠습니다’라는 표현은 지나친 겸손에 해당된다.

전문성이 떨어져 보인다. 함께 일하는 외국인들을 오히려 불편하게 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칭찬에 대한 겸손한 태도는 사실 형식적 부정일 뿐이다. 내 마음속에는 여전히 내가 이루어낸 성과에 대해 인정받고 싶다.

우리가 생각하는 겸손은 어쩌면 형식적으로 취하는 예의에 불과하다.


내가 받고 싶었던 인정의 욕구는 사실 좀 더 특급 칭찬을 원하고 그로 인한 상사의 더 사랑스러운 눈빛과 대우를 원했던 것 같다.

피터가 보여준 성과에 대한 어필이 처음에는 생색으로 보였지만 사실 함께 일하는 3년간 좋은 상사였다. 낮은 직급의 사람들을 살피며 작은 것까지 챙기는 피터는 사실 누구보다 겸손한 사람이었다.

한국문화와 다른 문화에서 업무를 하게 된다면 특급칭찬에 손사례는 자제하고 “Thank you” 정도로 대답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가 성취한 성과와 결과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세세하게 어필하는 연습과 그로 인한 특별대우를 바라지 않는 겸손함을 갖춘다면 어떤 문화에서도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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