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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Feb 19. 2024

사이버불링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기성세대는 이해하지 못하는 디지털 세대의 영역

7번째 Cultural Talk For Diversity & Inclusion 은 사이버불링에 대해서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한국, 폴란드, 헝가리, 인도네시아 참여자와 함께 심도 깊은 의견과 생각들이 논의되는 시간이었다. 

먼저 사이버불링 (Cyberbullying 온라인 괴롭힘)의 정의를 살펴보자.

사이버 괴롭힘은 전자적인 연락 수단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로 흔히 발생하는 간접적인 괴롭힘의 한 형태이다.

그 형태를 살펴보면 문자, 채팅, SNS, 카톡, 이메일을 통한 괴롭힘이다. 


이번 토론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있는 의견들이 오갔다. 유럽 참여자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한국은 다른 국가 보다 사이버불링으로 인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느껴졌다. 이번 토론을 통해 몇 가지 깨달은 사이버 불링에 대해 중요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다. 


1. 한국의 IT 환경과 인프라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정부 제도와 개인의 의식

한국의 우수한 IT 인프라는 우리를 더 많은 시간 동안 모바일에 머물게 하고 그리고 중독된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마주하는 한국인의 인상은 스몸비(스마트폰좀비), 스마트폰을 보며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는 모습이거나 무표정한 모습이다.

이런 좋은 IT 인프라 환경과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달리 정부의 제도와 개인의 의식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세계에 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문제점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 격차로 인해 보호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사이버불링을 범하는 가해자들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2. 디지털 세대와 기성세대의 사이버 불링에 대한 심각성 이해도 격차 

미국에서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사이버불링에 가장 많이 노출된 연령은 18세에서 25세 사이다. 

연령대 별 사이버불링을 한번 이상 경험한 비율 

나이가 어릴수록 사이버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이다. 디지털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디지털 활용도 잘하고 디지털 세계에 의존도도 높다. 

이는 디지털 세계의 개념이 기성세대와 디지털 네이티브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성세대도 디지털에 중독되어 있지만 우리는 디지털 없이도 살았던 경험이 있다. 디지털 세계는 있어서 편리하고, 매혹적이지만 사이버 세상의 의미는 내가 살아하는 이사회와 세상의 일부일 뿐이다. 이제 와서 없다면 많이 불편하겠지만, 없다고 해도 살아갈 수 있다. 여전히 디지털 밖의 세상들의 의미와 삶을 경험하고 자랐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 사이버 세상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10대 들을 생각해 보자.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디지털 세상이 이미 삶의 일부로 자라온 세대이다. 그 세상을 삶과 사회생활에서 완전히 분리한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사이버 괴롭힘을 당한 10대 청소년 피해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는 건 짐작을 가지만 우리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없이 살아본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보호책과 문제 해결 방법은 절대로 10대 피해자들을 구제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학교 선생님도, 부모님도, 상담사도, 병원도, 이러한 문제를 겪은 아이를 만난다면, 그 고통의 깊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럼에도 절대도 우리가 닿을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인터넷을 안 하면 되지’, ‘그런 친구와 만나지 마’, ‘그게 그렇게 심각한 걸까’,라는 의문 자체가 정신적 피해와 그들의 세계를 전혀 이해 못 하는 우리의 반응이라는 말이다.  


3. 지금의 사이버불링 가해자 처벌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현재 사이버불링의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가해 학생에게 기준에 따라 처벌이 내려진다. 이는 가해자에게 문제에 대한 죗값을 치르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정신적 문제에는 어떠한 해결책도 주지 못한다.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는 학폭 피하자, 사이버불링 피해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처벌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 범죄자를 감옥에 가두었다 나오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이버 불링이 왜 나쁜지, 어떤 피해를 주었는지, 자신의 아무렇지도 않다고 여겼던 그 행동이 얼마나 심각한지, 가해자도 이해해야 한다. 나의 악플 하나는 1분 만에 전 세계에 퍼져 나갈 수 있는 세상이다. 사이버세상에서의 나의 행동에 대한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가해자도 그 상황을 대응하는 어른들도 모두 좀 더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누구도 오롯이 겪어 본 적 없는 세상을 우리 모두가 마주하고 있다. 아직도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아이들도, 그나마 좀 더 성숙했다고 여기는 어른들도 모두 이 세계를 처음 만나기는 마찬가지다.  


4. 감정표현을 자제하는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초기 대응이 부족하기 쉽다.

이번 토론에 참여한 유럽과 아시아권의 큰 차이점 중 한 가지는 감정 표현이었다. 

인도네시아나, 한국에서는 감정의 표현, 특히 부정적인 감정 표현은 성숙하지 못한 인간으로 간주되기 쉽다. 부정적인 상황을 마주할 때 우리는 쿨 한 척 넘겨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내 감정은 실제 쿨 하지 못하다. 그렇지 못한 나를 탓하고, 참아내려 애쓴다. 그렇게 쌓인 감정은 곪아가고, 결국 회복되기 힘든 상처로 남거나 터져버린다. 

아시아 보다 좀 더 직접적 감정 표현의 문화를 가진 유럽에서는 부정적인 강점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랐다. 부정적 감정 표현이 허용된 문화에서는 부정적 감정이 화를 내는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부정적 감정을 우리보다  말로 좀 더 잘 표현하는 법을 알고 있다. 어느 순간 참았다 터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마다 어느 정도 표현하며 발산한다.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감추며 살아가야 하는 문화에서는 미묘하고 섬세하게 공격하는 사이버불링 앞에서 기분은 나쁘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고 그 감정을 억제하고 이해하려 애쓴다. 


사이버불링에 대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자면 

-     인터넷 사용의 관련한 가이드라인과 사이버세계에서의 도덕성 교육이 요구된다.

-     사이버 불링의 피해자를 대하는 선생님, 부모, 상담사, 의사와 같은 어른들의 피해에 대한 심각성에 공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     가해자 교육과 상담의 전문성과 의식 개선을 위한 적절한 처벌 조치와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상담치료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     부정적인 감정의 폭발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부정적인 감정의 표현법을 배우고, 연습하고 허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번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한 문화 토크 7번째 모임에서는 사이버불링에 관련한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그 결론들을 정리해 보았다. 


토론 참여에 관심이 있거나, 논의하고 싶은 주제가 있을 경우 하기의 메일로 연락 주세요. 

Cultural Talk For Diversity & Inclusion 커뮤니티 운영자 : 김지혜 

janekimj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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