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세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던,
미소 속에 한 줌의 슬픔 가득 머금고.
'내 딸 잘 부탁하네.'
떠나가는 딸에 대한 애틋함을 숨기려
더욱 무덤한 척 해야만 했던 어깨의 작은 떨림과
하마터면 흘러내렸을 눈가에 고인 눈물 방울들이
부모님의 가슴에 아로 새겨져 있다.
단 하루도 괜찮은 날 없었을 것 같은 부모의 날들.
아직은 아버지, 어머니보다도
엄마 아빠가 더 어울리는 철없는 내게
언제나 불쑥 전화를 걸어도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목소리로 답하는,
입 밖에 나올까 목젖 뒤로 애써 삼킨 그 삶의 짐들은
얼마나 큰 것일까.
식장에 입장하기 전날까지
사랑하는 딸을 보내야 하지만
보내고 싶지 않은 두 감정이 마음 저 너머에서
끝도 없이 투닥거리고 있었음을,
맞잡은 아버지의 손에서 전해져 오는 그 쓸쓸함에
종종 마음 속 비가 내린다.
정말, 지독히도 애증의 관계.
평생을 서로의 마음 속에 아련한 그리움을 담은
휴전선을 그은 채,
끊임없이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