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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2천원

가치

by 장발그놈

“3만2천원입니다.”

들려오는 말에

멈칫했다.


잔에 들러붙은

맥주 거품처럼,

생각도

맴돌 뿐

글은 되지 않았다.


안 써진다는 핑계로

앉았고,

혼술은

그 핑계를

정당화했다.


썼다기보다

흩뿌렸고,

남겼다기보다

흘려보냈다.


수많은 독백 끝에도

내 마음에

박힌 문장은

없었다.


나는 인정한다.

아직 내 글은

이 술값만큼도

하지 못한다.


조용히 다짐한다.

언젠가,

오늘의

3만2천원에게

미안하지 않을

그 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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