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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눈물

헛된 건 없다.

by 장발그놈

눈물이 많기로 유명한 소녀가 있었어요.

작은 다툼에도, 누군가의 아픔을 보아도,

소녀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고이곤 했어요.


처음엔 그저 마음이 약해서 그런 줄 알았지만,

사람들이 “또 울어?” 하고 웃거나,

“눈물은 아무 소용도 없어”라고 말할 때마다

소녀는 점점 자신이 이상한 아이처럼 느껴졌어요.


‘나는 왜 이렇게 자꾸 울까?

내 눈물은 아무 쓸모도 없잖아...’

소녀는 점점 눈물을 숨기려 했고,

혼자 있을 때만 조용히 울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큰 가뭄이 찾아왔어요.

강물은 점점 말라가고,

사람들의 표정에는 그늘이 드리워졌어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사라졌고,

어른들은 점점 말이 없어졌어요.

소녀는 사람들의 지친 얼굴을 보며

가슴이 아파 다시 눈물을 흘렸어요.

하지만 그 눈물조차 ‘쓸모없다'고 생각하며

소리 없이 고개를 숙였어요.


그때, 한 할머니가 다가와 조용히 말했어요.

“아가, 네가 흘리는 눈물은

아무 의미 없는 게 아니란다.

그 눈물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어.”


소녀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할머니는 따뜻한 손으로 소녀의 손을 잡고

마을 사람들을 만나러 가자고 했어요.


소녀와 할머니는 마을 곳곳을 다녔어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나누었어요.

소녀는 진심으로 귀 기울였고,

그들의 아픔에 눈물이 뚝뚝 흘렀어요.


놀랍게도, 그 눈물을 본 사람들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어요.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구나.”


소녀의 눈물은

말보다 더 깊은 위로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작은 불을 밝혔어요.


그날 이후,

사람들은 소녀와 함께 눈물 흘리며 서로를 보듬었고,

조금씩, 함께 버텨낼 힘을 얻었어요.

그리고 마침내,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졌어요.

메말랐던 대지 위로 단비가 내리고,

마을엔 오랜만에 웃음이 퍼졌어요.


그날,

소녀의 얼굴에도 햇살 같은 미소가 피어났어요.

눈물은 더 이상 쓸모없는게 아니었어요.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마음의 언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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