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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발그놈

숲속 작은 마을에는 말 없는 아이가 살고 있었어.

아이는 늘 조용히 돌멩이를 모았지.


어느 날, 지나가던 토끼가 물었어.


“너 왜 그렇게 돌멩이만 모아? 그냥 버려. 그거 다 쓸모없는 거잖아.”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저 조용히 돌멩이 하나를 닦아내고 있었어.

그 모습을 본 다람쥐가 말했어.


“나도 돌멩이 좋아해! 맑은 날, 돌 위에 앉으면 따뜻하잖아.”


아이는 고개를 살짝 저었어.


“그건 네가 돌을 좋아하는 이유잖아... 난 그 반대야.”


작게 중얼였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지.

그날 밤, 아이는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 돌멩이 하나를 작은 병 속에 넣어 나무 밑에 묻었어.

그리고 나지막이 속삭였지.


“정말 아팠던 기억이니까 아무도 쉽게 만지지 않았으면 해.”


다음 날, 고슴도치가 물었어.


“거기 뭐 묻었니?”


아이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어.


“아픈 마음이야.”


고슴도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는 더 묻지 않았어.

그저 그 자리 옆에 조그만 나뭇잎 하나를 꽂아두었지.


바람에 살포시 흔들리는 나뭇잎의 모습에 아이는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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