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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엠디 Sep 19. 2024

대기업 직장인에서 하루아침에 0원 백수로.

미국에 온 지도 벌써 열흘이 훌쩍 지났습니다.

차가 한 대인지라, 평일에는 남편은 학교 수업을 가고 저는 새벽 운동을 30분이라도 한 뒤 

다시 시차적응 겸 잠에 들거나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루틴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는 오전을 맞이하고 있어요.



어제는 드디어 차를 새로 구입했고, (미국의 자동차 흥정문화가 적응되지 않아 땀을 뻘뻘 흘리며 거의 장장 4-5시간이 걸렸다죠) 오늘부터는 앞으로 미국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영어가 되질 않으니 자꾸만 남편 뒤에만 움츠러들고 숨는데, 이런 제 모습이 스스로도 싫을 때가 많습니다.

몸으로 부딪히면서, 제 인생에 주어진 2년이라는 소중한 공백기를 잘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얼마전 퇴사한 선배, 그리고 후배를 만났습니다. 같은 직장에서 참 오랫동안 몸담았던 소중한 사람들인데, 공교롭게도 제 뒤에 연달아 퇴사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퇴사는 십 년 뒤에 하든, 지금하든, 또는 몇 년 전에 했든 똑같이 겪기 힘든 시련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선배라고 퇴사가 덜 힘든 것도 아니고, 후배라고 퇴사가 마냥 좋은 것도 아닙니다. 회사라는 게 그렇습니다. 나에게 좋은 회사였든 아니었든, 회사가 주는 안락한 울타리와 "우리"라는 든든한 공동체에서 벗어나, 퇴사자가 되는 순간 마치 정해진 틀 밖에 삐쭉 나와버린 못처럼 사회에 부유하는 맘도 들곤 하니까요.


그리고, 당장 금전적 수입이 없다는 것도 몹시 큰 부담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돈타령 안하고 살고 싶은 맘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꿈과 성장만을 좇으며 이야기 하기엔 현실은 무겁습니다. 


<공백기>라는 말이, 참 그렇습니다. 입사 단골 질문이기도 하지요, "공백기에 무얼 했나요?"와 같은.

이제 겨우 30대, 앞으로도 제 인생은 절반 이상 남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인생에서 어떤 방향을 가고 싶은지 숨고르기하는 시간으로 이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자 합니다.



모두 연휴 끝에 행복한 목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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