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글쓰기 과제(주제:은유)

글로성장연구소 탄탄글쓰기 과제 3주 차

by 장하늘

탄탄글쓰기 과제 (주제 : 은유)


제목 : 식구를 소개합니다.

장하늘


# 자기소개

나는 현재 두 집 살림을 하는 호색한(?)이다.

한때 드라마 청춘의 덫에 나왔던 성북동과 평창동에 회장님이 두 분의 사모님을 모신 것과 비슷하다. 나에게 남편도 있고 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너무 막장 같은 판타지다. 올해 초 일을 하게 되면서 평일은 남자친구 집인 구로동에서 생활하게 됐다. 사무실이 서울이라 파주, 본가(?)에서 출. 퇴근 거리가 멀어서 거주지를 옮겼다. 주말에는 엄마가 있는 집으로 가고 주중에는 남친 집에서 꽁냥살이를 한다. 파주 집은 작은언니와 한방을 사용하고 구로 집은 남자친구와 한방을 사용한다. 다행히 언니와는 침대를 각각 사용하고 있다. 동침은 남자친구 한 명이랑만 하고 있으니 일편단심 호색한(색을 좋아하는 사람) 정도로 정리하고 싶다.

파주에 가는 금요일은 가족들을 보러 가기 때문에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딱하는 기분으로 신나게 파주로 간다. 그리고 일요일에 오류동으로 오면서 남자친구를 보러 가며 근두운을 탄 듯 구름 위에 뜬 마음으로 행복하게 구로로 온다. 가족을 볼 때도 남자친구를 볼 때도 물개박수가 나오고 원숭이소리가 나는 걸 보면 확실히 정상은 아니다. 지난주에는 시베리안 허스키였고 이번 주에는 사람에 환장하는 골든 리트리버다. 내가 매주 개로 묘사되는 게 퍽 새롭다.


(파주 식구)

# 아들

아들은 엄청난 기능이 탑재된 내비게이션이다.

나는 심각한 방향 치, 길치다.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발전이 없다. 부천 토박이로 40년 가까이 한 지역에 살았지만 익숙한 길도 헤매곤 한다. 운전을 시작했을 때 감사하게도 길안내를 해주는 내비게이션 기술이 발달했다. 주소만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갈 수 있었던 건 내비게이션 덕분이다. 특히 처음 가는 길을 갈 때 내비게이션은 나에게 신 같은 존재다. 내비게이션이 고장 나면 나는 외출을 나갔다가도 집으로 돌아온다.

24살에 아들을 낳았다. 아들이 세상에 태어난 후 아들은 나에게 삶의 길을 안내해 주는 선생님이자 절대적인 존재가 되었다. 아들은 성장하면서 자동업그레이드 되는 AI형 안내자이다. 내가 길을 잃고 헤매지 않도록 늘 길안내를 해준다. 아들에게 실수하지 않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아들을 보며 삶의 길을 찾아간다.


# 작은언니

작은언니는 3년이나 일찍 나온 나의 반쪽 쌍둥이다.

어린 시절 언니는 나에게 든든한 빽이자 엄마였다. 동네에서 맞고 들어오면 언니가 다 무찔러주었다. 나는 언니 등 뒤에서 나를 때린 동네 친구에게 메롱 신공을 선보였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최고의 언니로 등극됐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나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자 동지가 되었다. 세 살 터울이란 나이는 인생의 벗으로 찰떡궁합 나이인가 보다. 소울메이트가 있다면 언니와 내가 그럴듯하다.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할 때 이미 서로의 마음을 알곤 한다. 내가 잠시 엄마를 등한시했을 때 언니가 나를 많이 원망하고 미워했었다. 그러나 그 시기에 나는 내 상처를 오롯이 치유할 수 있었다. 이후 다시 엄마와 살면서 언니와 나는 어제의 용사가 뭉친 동지가 되었다. 함께 할 때 우린 싸운 적이 없다. 같이 있으면 늘 서로에게 웃음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준다. 여행을 할 때도 궁합이 중요한데 여행 동지로도 우린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국내여행, 해외여행 어디를 가더라도 좋은 동행자가 된다. 남자친구보다도 훨씬 많이 통화하는 사람이 작은언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엄마 덕분이다. 작은언니와 나는 엄마를 공동으로 책임지며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비장한 동지가 됐다. 엄마는 어렸을 때 우리에게 난제였기 때문에 문제해결을 하기 위해 우린 서로 힘을 합쳐야 했다. 언니와 나는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엄마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할 때마다 우리는 더욱더 견고해졌다. 내가 엄마와 거리를 두고 있을 때 묵묵히 엄마 곁을 지켜준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가 되어주기도 했다. 도원결의 보다 더 강한 피를 나눈 자매로 우린 윗니와 아랫니 같다. 생존하려면 서로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서로 맞물리며 음식을 씹고 소화시키며 살아간다.


# 조카

작은언니의 아들은 언니에게 반드시 필요한 약, 호르몬조절제다.

언니는 6년 전 갑상선암으로 임파선까지 전이돼서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때부터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10여 년 동안 언니는 자식들과 떨어져 지냈다.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언니는 표정이 울상으로 변했다. 작년부터 조카들과 연락이 되면서 작은언니가 평안을 찾았다. 수년간 속병을 앓던 언니의 얼굴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아이들을 떼어놓고 사는 자신을 자책하며 ‘나는 행복하면 안 돼'라고 말했던 언니에게 조카들이 선물처럼 나타났다. 이후 언니는 건강과 웃음을 찾았다. 언니에게 조카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다.


# 엄마

엄마는 강력한 자기 계발서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나에게 수많은 동기부여를 주었다. 우리가 어릴 때 엄마는 계모를 의심하게 했다. 엄마는 화가 많았다. 혼나지 않기 위해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했다. 가난한 집에 보탬이 되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 전에 취업을 했다. 엄마는 이 세상 그 어떤 자기 계발서보다 강력한 힘이 있다. 돈을 열심히 벌게 했고, 나를 발전하게 했다. 만족을 모르고 감사를 모르는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엄마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했다.

나이가 들었는데도 엄마를 수용하고 싶어서 계속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철학, 심리학, 고전, 책을 보며 엄마에게 가까이 가려고 노력한다. 지금도 엄마는 꾸준히 나를 발전시킨다. 최고다. 사랑에 대한 고찰도 하게 했다. 내가 엄마를 엄청나게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2년 전부터 갑자기 늙고 힘이 없어진 엄마에게 좋은 환경을 주고 싶어서 더욱 자기 계발에 힘쓰고 있다.



(구로 식구)

# 남자친구

남자친구는 넝쿨째 굴러온 수박이다.

3년 전 연애에 지치고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 수첩에 메모를 시작했다. 파리에서 김밥 파는 CEO 캘리 최가 썼다는 메모를 따라 했다. 노트에는 이런 사람이 남자친구가 되게 해 달라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졌다.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모든 기재사항에 맞는 사람이 나를 먼저 좋아하고, 나를 알아보고 저절로 나에게 오게 해달라고 한 점이다. 더 이상 내가 누군가를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남자 보는 눈이 없는 내가 누군가를 선택한다는 게 싫었다.

기도하고 또 간절하게 기도했다. 내가 한 노력은 노트를 채우고 기도한 게 전부였다. 그맘때 내 인생에 나타난 게 지금의 남자친구다.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혼자 나를 좋아했다고 말하는 그를 보며 마냥 신기했다. 메모에 적힌 내용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싱크로율 99%의 사람이다. 기도에 응답하며 알아서 굴러왔다. 연하고 잘생겨서 호박이라고 비유하기보다는 쏘쿨~하고 시원하고 달달한 수박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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