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을 마치고 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선두 그룹이 복작복작해지기에 무슨 얘기인지 들어봤습니다.
저 집에 걸려있는 꽃이 조화인지 생화인지에 대한 논쟁이었습니다. 누구는 저렇게 자연스러울 수 없다며 조화라 했고, 누구는 조화라면 저렇게 예쁠 수 없다고 말했죠.
그 꽃이 조화인지 생화인지는 사실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꽃이 그 집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아름다웠다는 거죠.
‘조화(調和)’로웠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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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딜 가든 보통 ‘굴러온 돌’이었습니다. 그리고 박힌 돌과는 늘 갈등을 빚었죠.
저는 그게 늘 억울했지만 굴러온 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돌아서서 보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죠.
저는 언제나 굴러온 돌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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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굴러온 돌을 맞이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늘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만 쉽지는 않습니다. 제가 굴러온 돌이었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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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을 쌓는 사람에겐 굴러온 돌이든 박힌 돌이든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자기 자리를 잘 지키면 그뿐이죠.
더 잘난 돌도 더 못난 돌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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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렇게 싸여 있는 돌탑을 좋아합니다.
물론 뻥이고 주제를 꺼내기 위한 썰이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조화’나 조화에 얽힌 경험을 얘기해주세요.
그럼 모임 때 뵙겠습니다.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