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결핍이라면 지금은 자존감을 논할 단계가 아닙니다.

사랑받지 못한 당신,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by 장수댁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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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너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당신도 ‘자존감’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자기 계발서에서 많이 등장하는 내용입니다. 저도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랑받고 싶었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받기 어렵다기에 발버둥 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닿을 듯 닿지 않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유를 몰랐고,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제가 한심했습니다. 당연히 남을 사랑할 수도 없었고, 사랑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당신은 자존감을 어떻게 키우셨나요? 아직이라면 같이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는 말에는 ‘모순(矛盾)’이 있으니까요.


사랑받은 적 없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혹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라도 이는 비슷합니다. 그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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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받는다는 개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많은 정의가 있겠지만 이 글에선 ‘받아 주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누가 내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거죠. 바꾸려고 하지 않고 저를 인정해 주는 겁니다.


당신이 필요할 때 그/그녀는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도와 달라고 하면 도와주고, 그냥 두라고 하면 그냥 둡니다. 알려달라고 하면 알려주고, 하소연을 하면 들어줍니다. 가르쳐달라고 하면 가르쳐 주고 혼자 해보겠다고 하면 혼자 하게 둡니다. 기쁨을 같이 나누자고 하면 같이 웃고, 슬퍼하면 함께 웁니다.


언제든 당신이 원하는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거나,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상황입니다. 그 약속은 반드시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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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무언가 미묘하다고 느끼시나요? ‘이런 게 사랑인가’하고 말이지요. 그렇다면 아마도 영화나 드라마처럼 손을 잡고 몸을 섞거나,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집을 마련해오는 게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그런 것도 사랑입니다. 다만 ‘순서’가 있고 순서가 바뀌면 문제가 생깁니다.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말도 비슷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시작이 아닌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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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미움받을 용기>를 읽어보셨나요? 저는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그 책을 읽었습니다. 요즘에는 아들러 심리학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비판받고 있지만, 전 읽으면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누가 사랑해 주지 않아도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행복할 가능성이 보인 거죠.


그 후로 자기 계발에 매진했습니다. 달리기, 요가를 꾸준히 하고, 건강하게 먹었습니다. 책도 읽고 글도 썼죠. 미니멀라이프도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분명 생활방식을 많이 바꿨지만 허전했습니다.


그런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니 ‘이게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맞나’ 싶었죠. 자신을 사랑하라고 했지 뭘 어떻게 하라는 말은 없었으니까요.


유명인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걸보면서는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샤이니 ‘종현’이 세상을 등졌을 때는 충격이었습니다. 당신도 샤이니를 좋아하셨나요? 남자가 봐도 멋진 아이돌입니다. 종현은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적어도 돈이나 팬의 사랑이 부족하진 않았을 겁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극단적인 상황이 ‘죽음을 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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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십니까? 저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하는 좋은 일을 따라 했습니다. 다만 종현의 부고를 들은 시점에서 제 노력으로는 평생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당신에게 애정결핍이 있다면 같이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논리는 간단합니다. 애정 결핍이 문제가 된다는 겁니다. 사랑받은 기억이 없다는 겁니다. 누군가는 당신을 사랑했겠지만 느끼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것도 말입니다.


그래서 전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사랑받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겁니다. 다만 “저 좀 사랑해 주세요” 하면 미친놈이라고 생각할 테니 구체적 방법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제가 인간관계를 공부하게 된 이유입니다. <인간관계론> <두려움의 기술> 등 책도 그때 읽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는 꼭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제대로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검증된 방법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합니다. 안아주라고 해서 엄마를 안아줬고, 표현이 중요하다고 해서 “사랑합니다”라고 입을 뗐습니다. (안아줄 사람은 엄마/아빠밖에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형식적입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부모님을 안아드린 후에는 부모님이 먼저 저를 안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도 입으로 떼서 하시더군요. 그 기분은 굉장히 이질적입니다. 우리 부모님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애정표현을 무척 낯간지러워하시는 분들이거든요.


그거 아십니까? 누가 당신을 안아주고,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 기분이 어떨까요? 전 묘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지만 싫지 않습니다. 그게 안 하던 짓이었기에 더 그랬습니다. 나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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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시기로 했다면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신도 상대방도 말입니다. 반복도 필요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걸 하려니 노력도 필요하죠. ‘사랑에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당신이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충분히 받으며 자랐다면 이런 글은 필요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이런 글 없이도 자동적으로 그게 되기 때문입니다. 애착 유형에서 ‘안정형’이라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잘난 건 없지만 부족한 것도 없는 그들입니다. 적어도 정서적 결핍은 없다는 말입니다.


다만 저는 결핍이 많습니다. 부족한 사람은 채우려고 노력하거나 채우길 포기합니다. 저항형과 회피형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당신이 그러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분이 별로거든요.


사랑받는 과정은 구차하고 번거롭습니다. 구질구질하고 간지도 안 납니다.


하지만 당신도 해보시면 그게 좋다는 걸 아실 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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