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선 다이어트에 실패했다면 루틴을 바꾸지 못한 영향이 크고 ‘애정결핍’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루틴을 바꾸는 게 ‘목적’인지 ‘수단’인지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목적이 다이어트라면 여러 방법을 전전하다가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겠지만, 수단이라면 맞지도 않는 루틴을 억지로 하다가 포기하거나 실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그래서 먼저는 내가 다이어트 혹은 루틴을 찾고 있다면 그게 수단인지 목적인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제정신’이 돼야 하는 거죠.
그 방법이 바로 ‘애정결핍 해소’였습니다. 정리하면 애정결핍이 해소되면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다시 알아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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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결핍이 해소됐다’는 개념부터 정리하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사랑(애정)을 충분히 받은 상태입니다. 당신은 사랑을 충분히 받은 기억이 있습니까? 인생에 찌들었다면 가물가물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겠습니다. 엄마 품에 안긴 아기가 있습니다. 아기는 예쁨을 받고 싶고 엄마가 귀여워해줍니다. 배가 고프면 먹을 걸 주고, 실례를 하면 기저귀를 갈아주며, 졸리면 재워줍니다.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당신은 아기에게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여러 가지를 말할 순 있겠지만, 필수는 아닐 겁니다. 아기가 바라는 이미 채워졌으니까요.
이런 상태가 바로 애정결핍을 해소한 ‘사랑을 충분히 받은 상태’입니다. 원하는 걸 적절한 방식으로 모두 받았기에 다른 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상태 말입니다.
이 아기를 두고 ‘행복한 상태’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겁니다. 행복한 상황에선 뭐가 더 필요하지 않습니다. 모두 받았으니까요.
이제 애정결핍 해소가 왜 제정신이 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이해가 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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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신이 되면 한발 물러서서 사안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뭐가 꼭 필요하지 않으니 이러나저러나 상관없게 되니까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으면 그만입니다. 실패해도 상관없으니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거죠. 회복탄력성도 비슷한 개념입니다. 요컨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면 된다는 거죠.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말이 있듯 당사자가 아니라면 우리는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내가 해도 저 것보단 잘하겠다”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축구를 보면서 훈수를 두는 이유가 그래서 아닙니까? 실제로 하는 건 별개지만요.
다이어트에 적용해도 비슷합니다. 살을 빼고 싶다면 어떤 방식을 택하던지 빼면 그만입니다. 나와 안 맞으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포기하지 않았다면 결국은 빠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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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렇지 않은 상황 즉 사랑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즉 애정결핍이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애정결핍이라고 했으니 이유가 뭐든 일단 ‘사랑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자각을 해도 못 해도 상관없습니다. 애정결핍은 애정결핍이니까요.
앞서 원하는 걸 적절히 전부 받으면 애정결핍이 해소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반대 경우를 생각해 보시죠. 원하는 걸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욕구불만입니다. 무언가를 더 바라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더러운 세상” 하면 극단적이고 “완전히 망한 건 아니지만 항상 무언가 부족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겁니다.
표현을 바꿔서 “월요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회사가 내일 망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도 주 4일제 도입 좀”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네” “누가 아파트 한 채만 사줬으면 좋겠다”라고 해도 괜찮을 겁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사랑이 채워진 경우를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출근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면 월급을 주니 그냥 출근하면 됩니다. 굳이 회사가 망하길 바랄 필요도 없습니다. 월급이 올라도 그만 안 올라도 그만이라면 그냥 받은 월급으로 뭘 할지 고민하면 됩니다. 전세나 월세도 상관없다면 누가 아파트를 사주길 바라진 않을 겁니다. 물론 사주면 땡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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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안 된다 생각하시나요? 그렇다고 하기는 애매할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니까요. 애정결핍이 주는 가장 큰 문제는 ‘결핍을 느끼게 한다’는 겁니다.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는 거죠. 만족스럽지 못하게 한다는 겁니다.
부족한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 해소하기 전까지 그런 느낌은 계속될 겁니다. 내가 원하는 걸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적당히 받아야 애정결핍이 해소되니까요.
애정결핍이 결정에 있어 치명적인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내 결정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겁니다. 모자란 결정에는 확신을 가질 수 없고, 제대로 수행하기도 어렵습니다. 확신이 없으니 동기부여가 되겠습니까?
예시를 들겠습니다. 매달 10%씩 복리 이자가 붙는 적금통장이 있다면 어떨까요? 모두가 확신을 가지고 투자를 할 겁니다. 아무도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으로 눈을 돌리지 않겠죠.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하다못해 다른 데 투자를 했더라도 결국은 10% 월복리의 가치를 알아볼 겁니다.
반대로 10% 월복리는 같지만 은행에 빚이 많거나 부실 우려가 있는 경우라면 어떨까요? 모르긴 몰라도 적금을 들면서도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겁니다. 매번 노심초사하고 의심하면서 지켜보겠죠. 또 여차하면 다른 데 투자할 겁니다. 이자 10%는커녕 중도 해지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내 선택이 후자 쪽이라면 선택을 내려도 불안하고, 끝까지 믿어줄 수 없다는 말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은행이 빚을 갚고 부실우려를 불식시키는 거겠죠. 바로 애정결핍 해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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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입니다. 애정결핍을 먼저 해소해야 다이어트나 루틴이나 기타 바라는 바를 제대로 보고 이룰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제 애정결핍을 해소하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한 가지 염두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대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이 사랑으로 산다”라고 책까지 썼지만 결국 부부싸움으로 말년에 가출해 거리에서 객사했습니다. 애정결핍 해소는 그만큼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동안 썼던 글이 애정결핍 해소 방법이니까요. 앞으로도 그런 얘기를 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