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마와 루이스처럼...
아침은 늘 분주하다. 직장인들은 일어나 씻고, 꾸물거리다 보면 지각하기가 쉬워 평소 시간의 루틴대로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한다. 막 신을 신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딸 요즘은 덜 바쁘나? 엄마 오늘 대구 간다. 문중계추 하러...역에 와서 기차 기다리고 있는데 날이 조타”
“우리 엄마, 많이 똑똑한데? 기차도 혼자 타고 잘 다니셔”
“내가 그것도 못 탈까바 그라나? 니가 사준 머리 바르는 기름으로 폼 내고 가는 길이다”
“엄마 이번에 작가회의 소속했다”
“고맙데이, 우리 큰 딸”
무엇이 고마운 걸까? 우리 엄마는 국어국문학과를 사랑하는 분이다. 그런데 딸 다섯 중 아무도 엄마의 바람대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성향이 그래서인지, 엄마의 바람의 귓등으로 들어선지 그것도 아니면 또 다른 이유로 각자의 전공과 삶의 지향 점을 잡았겠지만…
글을 쓴다고 했을 때, 책이 나온다고 했을 때마다 엄마는 ‘고맙다’라고 연신 말했다. 그러게 무엇이 고맙다는 걸까? 엄마가 하고 싶은걸 내가 해서? 아니면 엄마의 꿈을 내가 이뤘다고 생각해서? 여하간 아침부터 고마움을 가득 받고 출근길에 오른다.
갑자기 스카프 하나 휘두르고 월차 쓰고 엄마랑 대구 드라이브 하고 싶다. 델마와 루이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