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힘든 일이 많았다. 사회생활이며 인간관계며 쉬운 것이 하나 없다. 나 자신은 철을 내려놓고 편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지만 주위 사람들이나 환경까지 조절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친구들과 술을 먹다 보면 나뿐만 아니라 힘들다는 단어들을 흔히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평소에는 '괜찮다.', '지금 이 정도면 행복하다.' 라면서 안 힘든 척하는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다. 고슴도치를 안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고통을 품고 있는 것이다.
살면서 힘든 일은 정말 많다. 취업, 인간관계를 떠나서라도 단순하게 생각하면 썸녀에게 톡을 보낼까 말까 고민을 하는 것도 힘든 일이고 숙취가 가득한 출근길 만원 버스나 전철을 타는 것도 힘든 일이다. 너무나도 많아서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지 답이 안 나올 때도 있고, 안 좋은 감정들에 둘러쌓여 스스로 무너지는 상황도 있다. 예를 들어 별 것도 아닌 일들이라도 쌓이고 쌓이다보면 혼자 울음을 터뜨리거나 패닉이 와서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 그렇다.
연애 상담이나 숙취 때문에 생긴 짜증이야 어떻게든 뱉어내며 꾸역꾸역 해결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정말 자신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가슴속에서 묵히고 있는 힘든 것들은 쉽게 말하지 않는다. 예민한 주제이거나 아니면 쪽팔려서 일 수도 있다.
겉으로는 항상 웃고있지만 속으로는 상처가 곪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게 무뎌져서 쉽게 지나칠 수 있을 때 사람들은 흔히 철이 들었다고 한다. 철이 들고 말고가 쉽게 뱉어내느냐 혼자 버텨내느냐의 차이가 되어버렸다.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은 좋지만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고, 감당하기 힘든 일조차 모두 곪아버린다면 가슴과 머리에는 염증만 가득해질 것이다.
누구를 위해 그렇게 참는지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보면 허무한 답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무언가를 위해서 참지 말고, 철 들었다는 말에 속아넘어가지 말자.
주위 사람들이 나란 사람을 가볍게 보지 않을 것을 안다면 언제든 힘든 일을 뱉어내길 추천한다. 그 순간 그 힘든 일들은 일상의 짜증처럼 가벼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정말 친한 친구를 불러서 술 한잔하며 한바탕 욕을 뱉어내는 것도 추천한다. 그러고나면 내 속 어딘가에서 부글부글 끓던 용암을 뱉어낸 느낌이 들 것이다. 찡찡대는 것 같아 보일까 섣부르게 걱정하지 말고 일단 내 속의 불부터 끄고 보자. 정말 힘들고 깊은 고민들을 찡찡거림으로 하대하는 건 자존감만 낮추는 일이다. 생각보다 주변에는 받아줄 사람도 많고, 쉽게 해결될 일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