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법

by 잔주

대화를 할 때 어려운 용어가 나오면 괜히 아는 것처럼 끄덕거렸다. 나 빼고 다 아는 얘기인 것 같으면 원래 알던 것처럼 대화에 묻혀갔다. 처음 가보는 곳에 예전에 와봤던 것처럼 어설픈 행세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 자신이 작아질 것만 같았다. 내가 모르는 것을 들키면 사람들이 날 비웃을 줄 알았다. 나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하고 경험해봤을 것 같다는 주변의 기대감에 부응하지 않으면 나에게 실망하고 떠나버릴 것만 같았다.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하는 게 당연하지만, 알아 보여야 철든 사람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알아 보이는 것에 지쳐갈 때쯤 내려놓았다. 그냥 모른다고 해버렸다. 그게 솔직한 일이었다. 아는 척하려고 계속 거짓말을 한다면 본인만 불편한 일이 되어버린다. 누굴 위해 거짓말을 하고 아는 척을 하며 본인만 불편해지는지 생각해보면 그 대상조차 모호할 것이다.
지식과 경험은 언제든 배우거나 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아는 척, 해본 척하는 것은 자신과 상대방을 속이는 짓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 거짓말은 들통이 나게 되어있다. 그 찜찜함을 안고 가느니 차라리 모른다고 말하는 게 나을 거라 생각한다.

모르는 것에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모르는 것을 진실되게 알아가려 하지 않는 것에 부끄러워해야 한다. 실제로 모른다고 말했을 때 뭐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더 많은 대화와 이야기를 풀어나갈 뿐이다. 만약 모른다고 핀잔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심사가 심하게 꼬인 사람일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에 자존심이 심하게 흔들리고, 무시당한다는 생각을 도저히 못 견디는 사람들도 있다. 부끄러움이나 불편함과는 다른 감정일 것이다. 후배들 앞에서 모르는 질문이 들어온다거나 싫어하는 사람, 지기 싫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모르는 주제가 대화 거리가 될 수도 있다. 좌불안석일 수 도 있고, 자신이 모른다는 것에 화가 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모르는 것이 아는 것이 되지 않는다. 그 분야는 잘 모른다고 말하고,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말을 다시 꺼내는 것이 차선책이다. 차라리 이렇게 당당한 모습과 다른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보여주자. 애매하게 아는 척하는 것보다 훨씬 멋져 보일 것이다.


자신이 대화하는 것에 욕심이 있다면 계속해서 알아나가거나 그 자리에서 상대방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다. 그게 아니라면 자기가 알아야 할 것만 잘 알아가면 된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물어보고, 당당하게 알아나가자. 아는 '척'이 아는 '것'이 될 것이다.

keyword
이전 26화쉬는 것에 당당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