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 난 탕진한 게 아니야

by 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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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신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일들이 많다. 호캉스처럼 평일에 고생한 나에게 꿀 같은 휴식을 선물하기도 하고, 월급을 타면 갖고 싶었던 것을 자신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욜로'부터 시작해 '소확행'까지 지금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건 좋은 일이다.


그런 행복들은 힘들었던 일상에 쉼표를 찍어주고 삶의 질을 올려주는 값진 일이다. 나에게 주는 선물은 많이 보편화되어 있고, 각종 매체에서 다룰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시발비용'이나 '휘소가치', '탕진잼'처럼 안 좋은 의미가 들어간 말들도 많다.


그 3가지 단어들의 공통점은 '시발', '휘두를 휘', '탕진'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들을 붙인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아 돈을 막 쓰는 것도, 간만에 내 맘 가는 대로 돈을 실컷 써버리는 것도 결국 자신에게 선물을 하는 일인데도 그렇다.


부정적인 단어가 붙은 이유는 주변 환경이 나를 열 받게 해서 돈을 쓴다던가 하는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결국 줄어드는 것은 자신의 잔고이기에 그런 것일 수 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저러다 언제 돈을 모으냐며 비난하기도 하니 남들이 보면 부정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다.


주변에서는 안 좋게 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선물을 하는 일인데 자신마저 안 좋은 뜻을 붙이는 건 조금 슬플 것 같다. 실컷 써놓고 탕진이야, 시발이야라고 하는 건 은연중에 또 다른 스트레스를 낳을 수도 있다. 이왕 쓰는 거 기분 좋게 쓰고 뒤끝은 생각하지 않는 게 여러모로 좋다.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도 없는 게 돈이라는 말이 예전부터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만약 놀고 쉬는 데 돈을 쓰지 않고 열심히 모았는데, 한 번의 사기로 다 날릴 수도 있고 열심히 일만 하냐고 생긴 병으로 병원비에 돈을 다 써버릴 수도 있다.

반대로 쇼핑도 많이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좋은 곳도 많이 다니다가 더 트렌디해질 수도 있고 좋은 사람들,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길 수도 있다.


꼭 돈을 많이 쓴다고 좋은 일이 많아지고, 돈을 안 쓴다고 기회가 적어진다는 말이 아니다. 돈과 상관없이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딱 그 순간 자체만 생각하며 쓰고, 놀고, 쉬자는 뜻이다.


자신에게 좋은 것을 줄 때는 좋은 마음만 가지는 게 낫다. 어차피 내가 번 돈으로 나의 현재와 미래에 행복을 선물하는 것이다. 남들이 뭐라건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라고 편하게 생각하자. 혹여 잔고를 보고 후회가 밀려오려고 한다면 속으로 이렇게 말해보자. '시발, 난 탕진한 게 아니야. 선물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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