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쉽게 말합시다.

by 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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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게 무엇을 설명하거나 내용을 전달할 때 괜히 어려운 단어들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으려고 하는 건지, 자신이 이런저런 단어를 많이 안다는 것을 뽐내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대화를 하고 싶고, 더 알아가고 싶어서 어려운 단어의 뜻을 물어보면 셋 중 하나다.

'어디서 주워 들어서 어설프게 알거나.', '진짜 전문적으로 쓰는 단어이거나.', '쉬운 말로 언제든지 쓸 수 있는 단어 거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 모두가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풀이가 가능한 단어들이었다.


일반적으로 대화를 할 때에는 알아듣기 쉽게 말하는 것이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 진료를 보거나 기술이 들어가는 전문적인 대화에서는 분명 어려운 단어가 들어간다. 하지만 평상시에 의료용어나 전문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한 무리에서 누군가가 어려운 단어들을 섞어 말을 하면 또 그걸 있어 보인다고 따라 하는 사람이 생긴다. 그게 지식을 얻는 길이고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이라 여기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유식한 척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식한 척하는 것과 유식한 것은 금방 탄로 난다.


차라리 발음이라도 좋거나 교포, 학자 출신이면 이해를 한다. 친한 친구나 동료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혀를 굴리거나 어디서 주워들은 단어를 내뱉는다면 어떨까?

나에게 "너 왜 이렇게 집에서 뒹굴기만 하냐?"라고 하면 될 것을 "너 되게 카우치 포테이토 같다."라고 한다거나, "다음 주 자원봉사자들에게 정보 좀 전달해주세요."를 "차주 발런티어들에게 인폼 좀 포워딩해주세요."라고 하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감이 오질 않는다.


진짜 외국에 오래 살았거나 전문적인 대화들을 많이 해서 입에 밴 사람들에게 괜히 '재수 없다'며 질투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그런 경우에는 괜히 욕하는 사람들이 잘못이다. 다만 어설프게 섞어 써서 상대방이 불쾌하게 느낀다면 욕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그 사람들은 대화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자랑이든 뭐든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얘기를 하고 싶은데 자꾸 다른 짓을 한다면 화가 나는 건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상대방과 편하게 대화를 하거나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면 단어를 생각할 틈도 없이 나오는 대로 말하는 것이 좋다. 대화를 하는 상대와 서로 잘 알고 있는 표현방식이나 의식의 흐름대로 말해도 묘사가 되는 것이라면 상관없다. 말이 잘 통하고 서로 전달하고 싶은 느낌들만 주고받으면 소통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괜히 누군가 유식해 보인다고 따라가려 하지 않아도 된다. 차라리 필요도 없는 어려운 단어들을 모르는 사람이 더 의사소통하기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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