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 요가 앞에선 난 탄성 없는 고목나무
4년 전쯤, 코로나로 재택근무하면서 몸이 굳는 게 느껴져 동생이랑 집 앞 요가원에 등록했다.
근력은 바닥이었지만 유연성은 나쁘지 않아서
어찌어찌 시퀀스를 따라갔다.
요가원엔 힐링, 하타, 인요가, 아쉬탕가 등 골라서 수강할 수 있었는데
나는 아쉬탕가가 제일 좋았다.
동작이 빨리빨리 넘어가고, 적당히 빡세고, 땀나는 게 좋았다.
솔직히 그때는 내가 꽤 잘 따라가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착각이었을지도 ㅋㅋ)
그렇게 6개월 정도 열심히 다니다가 이사를 하면서 요가는 그만뒀다.
이후에도 이것저것 운동을 많이 해봤다.
필라테스, 수영, 스피닝, PT…
그러다 작년에 러닝을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계속 뛰고 있고 처음으로 평생 가져갈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러닝 코치님이
"러닝이랑 요가 조합 진짜 좋아요. 저도 요가해요"
라는 말을 툭 던졌다.
어? 요가? 다시 해볼까?
그 말 한마디에 또 솔깃해서 당장 집 근처 하타 요가원을 등록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다시 해보는 요가는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특히 동작 하나하나를 길게 가져가는 하타 요가를 전문으로 하는 요가원이라서
정말 말그대로 근육이 찢어질 듯 아팠다.
다운독 자세 하나 버티는 것도 벅찼다.
3년 동안 방치한 내 몸은 나무처럼 딱딱해져 있었다.
예전에는 그냥 내 상태에 안주하고 겁내면서
되는 데까지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러닝을 하면서 페이스를 높이고 싶다는
나의 태도,
즉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싶다”는 태도가
요가할 때도 적용 된다.
이전엔 힐링이었다면 지금은 근육, 호흡, 정렬에 더 집중한다.
가볍게 지나가던 동작들에 다시 의미를 붙여보는 중이다.
아직은 몸이 예전 같지 않지만 다시 시작한 요가가 예전보다 더 오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그냥 ‘따라가는 요가’ 말고 나를 더 잘 쓰기 위한 요가를 하기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