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분들과 함께
오늘 2교시는 강사님이 가르쳐 주시던 주 1회 창의 국악 4시간 중 마지막 시간이었다.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를 보면 국악 분야 노래나 연주가 많은데 강사님은 그것들을 모아서 지도해 주신다. 장구 장단, 대취타, 강강술래. 나도 장구를 치면서 지도할 수는 있지만 강사님은 역시 전문가시라, 아이들이 보고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도록 거울 모드, 그러니까 좌우를 반대로 해서 계속 연주하시는 걸 보니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 시간이면 아이들 사이를 다니며 장구채 잡는 법을 일일이 고쳐주고, 동작을 정확히 알려준다. 강사님은 소리하는 분들 특유의 성량으로 크게 노래하시고, 매번 아이들이 덩더쿵 체조도 하도록 해주셨다. 나는 무엇보다 강사님의 밝음이 좋았다. 가르치는 사람의 재능도 중요하지만, 난 늘 그 사람 안의 밝음과 사랑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분이 그랬다. 그동안은 계속 음악실에 가서 장구를 치며 장단을 배우고 노래를 부르곤 했는데, 오늘은 마지막 시간이라 넓은 곳으로 가서 강강술래를 했다. 강사님은 아이들의 이름을 몰라서 어려움이 있어 보이셨지만 그래도 정말 열심히 지도해 주셨다. 4줄로 서서 덕석 몰기, 발 치기 등 여러 가지 부분을 넣어 강강술래 하는 걸 부분적으로 먼저 지도해 주셨다. 마지막에는 2분 40초 강강술래 음악에 맞춰 한번 맞춰 보는 것으로 수업을 마무리하셨다. 그리고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밝히시고 아이들과 인사도 하셨다.
그래서 교실로 돌아와서, 아이들에게 “국악 선생님과 마지막 시간이었네. 우리 카드 써드리자.”라고 하고 지난번 스승의 날 때 많이 인쇄해 둔 카드를 나눠주었다. 마침 20분 쉬는 시간이었던 터라 모두 다 쓰면 검사받고, 교실에 있던 담라 사탕(난 이게 쫄깃하고 맛있고 작아서 너무 좋다.) 1개와 함께 국악 선생님께 배달하도록 했다. 그리고 배달을 마치면 아이들에게도 이 사탕을 하나씩 주었다. 23명의 아이들이 모두 다 1~2명씩 연달아 카드 배달을 가고, 나는 마지막 아이에게 부탁했다. “선생님이 포스트잇 쓴 거랑 이 상자(꿀스틱 10개)도 같이 배달해 드리세요.”“네.” 아이들이 모두 다 배달을 마쳤다. 국악 강사님은 처음 갔던 아이들에게는 캐러멜을 주셨다고 했다. 하지만 23명이 올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하셨는지 이후 아이들에게는 “어머 선생님이 줄 게 없네. 미안해.”라고 하셨다고 했다. 내가 “국악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물으니까 회장 아이가 성대모사를 하며 말했다. “‘어머, 눈물이 날 것만 같아.’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마지막 내 포스트잇 편지와 상자를 가져간 아이가 말했다. “국악 선생님이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전해드리래요.” 해피엔딩 이벤트가 되어 다행이다.
이런 강사분들은 서류와 면접을 통해 채용된다. 이 짧은 일정에도 많은 분들이 서류를 내신다. 보통은 경력이 화려하면 좋아 보이지만 서류상은 일단 초등학생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지가 중요하고, 면접 시에는 계획이나 자신감,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을 보게 된다. 올해 우리 학년만 해도 창의국악 4시간, 축구 10시간, 교육연극 5시간마다 강사분이 오셨다. 아이들도 배우지만, 나도 강사분마다의 장점을 눈여겨보면서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팁을 얻기도 한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모든 걸 가르칠 수는 있지만, 전문 강사분이 가르치면 깊이가 다르긴 하다. 그래서 몇 가지 정도는 강사분을 모시고 수업을 한다. 예산에 맞춰 시간을 정하다 보니 강사분이 맡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고, 강사분이 아이들과 그렇게 친해질 시간도 별로 없다. 그래서 보통은 건조하게 정보만 전달하고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같이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보면 그분들에 대해 배려할 부분이 많이 보이고, 할 수 있는 만큼은 배려하려고 한다. 특히 그분들이 하시는 일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함께' 가르치는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다양한 선생님에게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어른, 다양한 색깔을 만나는 건 새로운 기회를 얻는 것과 같다. 그래서 학교에서 만나는 강사분들 한 분 한 분이 반갑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