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마치며 4
안녕 오빠!
지금 이 감사의 마음을 남겨놓기 위해
이렇게 편지를 써 둬.
느낌이 중요한 여자의 감과
후회를 싫어하는 남자의 선택으로 만난 우리.
닮은 구석만큼 다른 구석도 참 많은 우리인데,
우리의 다름을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그것이 다툼이 아닌 이해로 남아서 너무 감사해.
좋은 일도 힘든 일도 평생 함께하겠다는 약속아래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을 함께 했다 그렇지.
좋은 일들도 정말 많았어.
사실 거의 대부분이 좋았던 것 같아.
그리고 오빠와 함께여서 힘든 일들도 슬픈 일들도
모두 좋은 일이었던 듯 나에겐 남아있어.
오빠에게 참 고맙고 감사해.
그렇지만 올해 우리가 겪은 일은
누구나 쉽게 겪는 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
내가 누워있고 눈을 감고 있어서
오빠의 무너지는 모습을 보지 못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
그 모습을 봤다면 나도 같이 무너졌을지도 몰라.
내 앞에서는 항상 웃어줬잖아 오빠는.
매일 면회시간이면 와서
내 상태를 확인하고, 로션을 발라주고,
기도해 주고, 따뜻하게 손 잡아주던 모습은
잊을 수가 없어. 잊어서도 안되지.
앞에서는 서로 환하게 웃어주고는
뒤돌아서서 몰래 눈물을 훔치던 우리가
이제 같이 소파에 앉아서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밥도 먹고,
장난도 치고, 가정예배도 드리네.
수술 이후 습관적으로 내 상태를 살피고
내 눈빛을 살피는 오빠를 볼 때면
감사와 미안함이 마음에 일어나.
미안한 마음이 감사한 마음보다 커지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어.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내가 오빠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오빠가 나를 얼마나 아껴주는지.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너무 강렬하게 느끼고 배웠어.
매일 더 건강해질게.
걱정 마요!
그래서 우리 더 많이 사랑하고 행복하자.
예쁘고 귀여운 우리 아기랑 같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