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아!
엄마는 비로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를 너에게 외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단다.
앞으로 조금은 남들보다 신경 쓸 것이 많은
엄마랑 살게 될 테니 미리 알려줘도 되겠지?
지난 편지와 이번 편지 사이에는
긴 시간이 있었단다.
사실 엄마가 조금 아팠어.
네가 막 7개월이 될 무렵.
그래서 네 첫 생일까지도 함께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엄마에게는 평생 마음속에 담아둘 아쉬움이란다.
(대신 두 돌잔치 최고로 멋지게 하자.)
엄마가 회복하는 시기에
잠깐 너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어.
네가 너무너무너무 보고 싶었거든.
거의 6개월 만에 사진과 영상이 아닌
진짜 내 앞에 존재하는 너를 만났어.
사진 속 너는 너무 많이 자라서
그 모습이 기쁘기도 슬프기도 했는데,
실제로 보니 너는 아직 아주 작은 아기였단다.
그것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예쁜.
엄마를 바라보는 조금은 어색한 네 눈빛에
눈물이 날 뻔했지만, 엄마는 힘내서 잘 참았단다.
(네가 가고 나서 휴지 몇 장 쓰기는 했지만 말이야.)
눈 깜빡임도 아쉬운 마음으로
너의 머리부터 발 끝까지 눈에 담으려 했던 것 같다.
“얼른 회복해서 온 힘 다해 꽉 안아줄게. “
하며 말이야.
사랑하는 우리 아가.
아빠랑 엄마랑 너랑.
우리 세 가족 앞으로 행복하자.
함께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
알려주고 싶은 것도 많아.
물론 가장 알려주고 싶은 것은
아빠, 엄마는 세상 그 무엇보다 너를 사랑한다는 거야.
이 말을 네가 잘 이해할 수 있을 때,
잠자기 전 함께 누워서
귓가에 대고 말해주고 싶다.
엄마는 네가
건강하게, 정말 건강하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청년으로 멋지게 자라면 좋겠어.
건강은 네가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하는,
아주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것이란다.
건강 외에도 중요한 것들은 많지만,
그 외의 많은 것들을 위해서는 건강이 필요해.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너에게 말할 때
마음 한편에 약간의 아쉬움도 없단다 엄마는.
그러니 우리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자.
곧 만나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