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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옆 방의 비명

A Scream from the next door

by 도서출판 야자수

!!!


비명소리가 계속되자 직쏘는 비디오를 멈추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신경쓰실 필요 없습니다. 이제 거의 다 보셨어요."


사람들이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눈치를 보이자 직쏘는 할 수 없다는 듯 얘기했다.


"저기는 금융 피라미드 방입니다. 다단계 아시죠?

남을 데려오면 모집수당을 준다고 하면서 빠르게 피해자를 늘리는 것입니다."


'다른 방이 있다고?'

모두의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여긴 살인마 집단의 소굴이라는 것이 아닌가!'


"저 방 사람들은 ‘파리’에 해당합니다. 파리는 이미 ‘해충’으로 분류되어 있죠. 그렇다면 파리를 잡는 일은 사회 시스템에 맡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다릅니다. 여러분은 가상자산을 새로운 산업과 기술로 포장해서 유해성 자체를 논쟁꺼리로 만드는 일에 복무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시스템적 문제라서 직접 얘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비명소리가 다시 들렸다.

하지만 전보다 훨씬 작아진 소리는 연기처럼 사그라졌다. 그 끝의 적막에 사람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직쏘가 변명하는 투로 말했다.

"저쪽은 저와는 다른 팀입니다. 저쪽 입장은, 파리가 너무 많아져서 시스템이 마비됐기 때문에 비상수단을 써서라도 일단 개체 수를 줄여야 된다는 거예요.

제 목표는 시스템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저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저렇게...아휴"


...


"사실, 여러분들이 코인거래소의 영업에 아무런 제동을 걸지 않는 덕분에 기존의 다단계 사기꾼들이 전부 코인을 팔게 되었잖아요. 모집수당도 돈 대신 코인으로 주면 되지, 손해는 전부 투자자 책임이라고 하면 되지, 얼마나 좋아요."


...


"여러분들은 다단계를 옹호한 적이 없다, 오히려 거래소를 통해서 안전하게 거래하는 것을 독려해왔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인거래소가 없는데, 코인 다단계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방역할 마음이 있다면 쓰레기통 뚜껑을 덮겠죠.

하지만 당신들은 100마리를 놓치더라도 억울한 1마리의 파리를 만들 수 없다는 듯이 뚜껑을 붙들고 있잖아요. 도대체 어떤 파리가 억울한 파리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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