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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야자수 Aug 25. 2024

질문생활의 컨디션 관리 2

나 다큐멘터리


컨디션 관리는 당연하게도, 현재 컨디션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남이 아닌 ‘내’ 컨디션이다. 그러니 <나 다큐멘터리>를 찍자.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멋지게 다이어트에 성공했는데 뚱뚱했을 때 사진이 하나도 없다면? 감흥이 덜할 것이다. 질문을 해결한 뒤가 아니라 시작할 때 카메라를 켜야 한다. 질문이 없을 때부터 켜놓는 것도 좋겠지? 질문의 시작을 포착할 수도 있으니까. 성공의 과정을 찍는 나 다큐멘터리!



이 다큐의 주인공은 긍정적이면 좋다.



‘긍정성’이란 결과를 좋은 쪽으로 전망하는 ‘낙관’과는 다른 개념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지?"라고 질문하는 태도이다. 그런 마인드여야 과정을 찍을 수 있음이다. 안될 가능성이 크지만 노력해 봐야 하는 일도 있다. 주인공 캐릭터가 긍정적이면 그런 에피소드까지 다양하게 찍을 수 있다. 그런데서 또 작품이 나오는 법!


어떤 과녁을 어디에 세울지, 총을 쏠지, 활을 쏠지, 계란을 던질지, 모두 자기 형편에 맞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긍정성은 ‘실존’이며, 남의 탓은 ‘허상’을 쫒는 일이라 할 것이다. 심지어, 한 인간의 몸과 마음, 의식과 무의식 간에서도 이 원리는 동일하다. 



가족이 같이 일을 하는 두 집안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조건은 비슷한데, 하나는 되는 집구석이고 하나는 안되는 집구석. 되는 집구석의 풍경은 이렇다; 일이 있으면 서로 먼저 한다. 뭔가 잘못되면 자기 책임이라고 한다. 안되는 집구석? 그렇다, 서로 미루고 탓하기 바쁘다.


내 집구석은 어떤가? 육신의 존재인 우리에게 몸이야 말로 가장 기본적인 내 집구석일 것이다. 내 집구석을 경영하는 두 존재가 있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됐지!




와...너 진짜 쓰레기구나.  그 동안 몸에 쌓인 습관잖아.


그러니까 니 탓이라고. 옆집 보니까 습관이 아주 제대로더구만. 그 집 의식이는 얼마나 좋을까! 너만 받쳐줬으면 난 지금 보다 훨씬 잘 됐을텐데.


야, 너는 니 맘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잖아, 그렇지?                            


그렇긴 하지만...니가 방해를  


그럴까? 습관이라는 건 행동이 되풀이되어서 생기는건데, 애초에 그 행동을 누가했지? 내가 생기기도 전에 말이야. 나야말로 니가 몸을, 그 잘난 입을 포함해서! 움직이고 움직이지 않는 결과에 따라 모양지어지고 있을 뿐이잖아.


쳇, 잘도 그런 말을


오늘 아침에도 봐라~ '일어나야지'하고 생각한다고 일어나지니? 팔다리에 움직이라고 명령을 했어야지. 옆집? 야! 옆집 무의식이는 말이야, 그 집 의식이가 몸을 제대로 쓴 결과 그렇게 멋진 모습이 된거야. 그 집 의식이는 말이야, 심지어 전날 술먹고 왔는데도 아침에 운동가더라.


어이 없네. 그 집 무의식이가 제대로니까 그런거지. 내가 옆집 의식이한테 직접 들은 걸. "하루쯤 빼먹어도 괜찮겠지~싶었는데, 몸이 습관적으로 일어나 있더라. 다 무의식이 덕분이야, 하하" 라고 했다고! 


맙소사! 너는 그저 남탓이로구나...집구석이 희망이 없어...흑

한번 입이 터진 무의식이는 정말 서럽게 울었다. 남탓을 오지게 하면서.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나는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절망 속에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때 무의식이의 눈물은 진심이었을까? 그날 밤 꿈을 꾼 것이다. 나는 큰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주위는 사막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무장세력이 지키는 초소를 지나야 하는데, 버스에 총질을 하는 통과의례가 있다. 밑도 끝도 없이 거기를 지나야 하는 상황.


버스가 초소에 도착했다. 버스기사가 차를 세우고 그쪽 사람과 얘기한다. 이제 철문이 열리면 버스가 통과할 때 총알이 날아올 것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모두가 바닥에 꼼짝 없이 누워 있다. 그때, 가지고 있던 책이 생각난다. '책이 두꺼우니까 버스 벽체와 머리 사이에 둬야지.' 드디어 끼이끼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버스가 움직이려 한다. 나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 몸이 굳은 채로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거기서 잠을 깼다. 눈을 떴는데, 머리가 쭈삣하고 팔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따끔따끔했다. 한마디로, 누워 있는 게 너무 불편했다! 일어났다. 일어나야 되는데~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는 몹시 기뻤다. 내 무의식이는 본래적 게으름뱅이가 아니었다! 그리고 긍정적 녀석이었다!!! 자기도 얼마나 일어나고 싶었으면. 남 탓을 하지 않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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