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공원 하나가 정신과 병원을 대체할 수 있다.
"도시공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의 정신 건강과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도시의 공원 하나가 정신과 병원을 대체할 수 있다."
뉴욕 센트럴 파크를 설계한 조경 건축가 프레더릭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는 공원이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서울에도 공원이 많다.
서울은 서울은 세계에서 인구 규모로 28번째로 큰 도시, 인구밀도는 OECD 국가의 제1도시 중 1위다.
이렇게 빽빽한 도심에서 천만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산다.
그럼에도 서울이 살고 싶은 도시인 이유는 경제적, 사회적 인프라 외에도 녹색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은 도심 속 녹지 공간이 곳곳에 숨어 있어. 산, 강, 공원이 절묘하게 얽혀 있는 도시로
북쪽엔 북한산, 동쪽엔 아차산, 남쪽엔 관악산, 한가운데엔 한강이 흐르고, 250개 이상의 공원이 있다.
다양한 인프라 중에서도 공원은 일종의 비빌언덕이자, 숨 쉴 구멍인데 그 비빌언덕이 제법 평온하다.
도시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이유로 공원에 발을 들여놓고, 그곳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마음을 풀어낸다.
서울의 다양한 공원 중에 애정하는 몇 곳을 소개하면..
도산공원, 강남 한복판에서 만나는 작은 쉼터.
도산 안창호 선생의 기념관을 지나며, 우리는 그곳에서 잠시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곳은 그 어느 곳보다도 고요하다. 이따금 지나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고, 서울의 분주함을 잊게 만든다.
공원 근처 가로수길에서 소소한 쇼핑을 즐기거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하루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가로수길의 세련된 분위기와 도산공원의 조용한 여백이 어우러져, 이곳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완벽한 장소가 된다.
서울숲, 성수동의 도시 속 작은 숲.
한강을 따라 걷는 길은 마치 자연 속에서 방황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공원 한복판에 서면, 공원의 나무들과 꽃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듯하다. 성수동의 감성적인 카페와 거리들이 이곳의 분위기와 맞물려, 산책 후 여유롭게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완벽하다.
성수동 카페거리에서 느껴지는 현대적인 분위기와 서울숲의 자연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진다.
경의선숲길은 합정에서 시작된다.
여기는 철길을 공원으로 만든 독특한 공간이다. 조용하게 흐르는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서울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한다. 독립 서점과 카페들이 가득한
합정의 분위기는 이곳을 지나며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숲길을 따라 흐르고, 그들과 함께 걸으며 우리는 잠시나마 세상과의 거리를 두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망원한강공원은 한강의 흐름을 따라 여유롭게 펼쳐진 공간이다.
여의도 한강공원보다 한적하고, 사람들은 돗자리를 깔고 한가롭게 시간을 보낸다.
망원시장에서 갓 구운 튀김을 사들고, 공원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서울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순간 중 하나다.
망리단길의 감성 카페들도 공원과 잘 어울려,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여유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연트럴파크, 연남동의 숨은 보석.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영감을 얻은 이 공원은 피크닉을 즐기기 좋은 공간이다.
연남동의 독특한 맛집 거리와 루프탑 바들이 공원 근처에 있어, 낮과 밤이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여유롭게 공원에서 산책한 후, 연남동 맛집 거리에서 이국적인 음식을 즐기거나, 루프탑에서 칵테일 한 잔을 즐기는 것은 서울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힐링이다.
어린이대공원은 광진구의 큰 공원으로, 나의 최애 공원이다.
주민 친화적인 공원으로 혼자 걷기에도 좋은 공원이다.
건대입구의 활기찬 분위기와는 달리, 어린이대공원의 고요한 산책로는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공원 근처 커먼그라운드는 트렌디한 공간으로, 쇼핑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효창공원은 공덕에 위치한 역사적인 공원이다.
벤치에 앉아 사색을 즐기거나, 역사적인 장소를 탐방하며 서울의 깊은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공덕시장에서 전통적인 먹거리를 즐기고, 근처의 맛집을 찾는 것도 이 공원의 또 다른 매력이다.
공원에 가면, 산책뿐 아니라 벤치나 돗자리 또는 캠핑 의자 등을 챙겨가 앉아 볼 수도 있다.
녹색이 주는 안정감은 얄팍한 불안을 여유로 바꿀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실제 연구들에 따르면, 초록색을 자주 접한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회복 속도와 감정 회복 탄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병원, 요양원, 심리 치료실 등에서 초록 식물을 두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하는데..
도시 설계에서 '녹지공간'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에 녹색도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원은 도심 속에서 ‘잠시’를 담당한다.
서울은 그 자체로 복잡하고 바쁜 도시지만, 공원들은 그 안에서 잠시나마 숨을 쉬게 해 준다.
사람들은 공원에서 마음을 풀고, 각자의 방식으로 쉼을 찾는다.
공원들이 서울이라는 도시를 더욱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든다.
서울의 공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우리의 정신을 치유하고,
서로를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기능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