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하오. 조선 중종 때의 학자(1492~1547). 성은 곽郭, 이름은 하오河午, 자字는 다음多音, 호號는 가독加讀, 본관은 제주濟州. 세간世間에 떠도는 말들을 모아 ‘부로언치浮路言致’를 집필하였다. 그리고 ‘매거진每去盡’, ‘부론치북不論治北’ 등을 저술하였으나 왜란倭亂 때 모두 소실燒失되었고, 그중 일부一部만이 구전口傳의 형태形態로 오늘에 이른다.
가독 곽 하오 대감 (1492~1547)
중종 3年 10月, 경상도 동래부東萊府에서 민원民怨이 폭증暴增하였다. 상소上訴를 접接한 임금께서 이에 가독加讀 대감을 부산포釜山浦로 보내시며 해결하라 명命하시였다.
급거急遽 당도하여 대감, 동래부사東萊府使 문동文童을 대對하고 상소의 연유緣由를 하문下問하시였다. 이에 문동文童 답하기를, “근일간近日間 추수秋收된 과실果實들이, 하나같이 내실內實이 약弱하고, 외양外樣 또한 기형奇形인지라 이를 두고 농민들의 원성怨聲이 하늘을 찌르옵니다.” 하였다.
대감, 괴이하게 여겨, “동래부의 과실은 자고自古로, 먹고 난 후 눈물 흘릴 만큼 맛나다 하여 후루추後淚追라 하지 않음인가? 헌데 어이하여 그런 변고變故가 생겼는고?” 하시니, 문동文童, 이어 답答하기를, “소인, 재량才量을 발휘하여 탐문探聞해 보았으되, 작년에 반입한 왜국倭國의 과실 종자種子들이 그 이유라 사료思料되옵니다.” 하였다.
왜국倭國이 관련된 사안事案인지라, 대감, 사실을 유추類推하고자 대마도對馬島의 영주領主, 수미마생水尾馬生(미즈오 우마이키)을 급거 초치招致하였다. 수미마생水尾馬生, 동헌에 나아가 대감을 알현하되, “대마도주對馬島主 수미마생水尾馬生, 대감을 엎드려 뵈옵나이다. 기실其實, 그것은 왜국倭國의 잘못이나이다.” 하니, 대감, 대마도주의 이실직고以實直告에 놀람이 넘치더라.
대감이 “계속 고告하라.” 하시니, 대마도주,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기를, “본국本國의 모리배謀利輩 이인二人이 조선에 수출輸出한 과실 종자種子 속에 몰래 흙을 섞었나이다.” 하였다. 대감이 하문下問하기를, “본디 종자란 흙에서 비롯되는 법. 흙이 있다 하여 그런 변고變故가 발發한단 말인가? 당치 않음이다. 더욱 소상히 밝히지 않으면 내, 너의 아침 발기勃起를 약속치 않으리라.” 하시었다.
대마도주, 겁劫을 식食하고 연連하여 고告하되, “십수 년 전, 왜국倭國에 큰 수재水災가 났사옵니다. 당시 영주領主가 키우던 명마名馬, 후구시마後口是馬의 마굿간이 파괴되었사온데, 이때 넘쳐 나온 말馬의 분뇨糞尿가 흙을 더럽혔나이다. 그 오염된 흙을 반출搬出하고자, 과실 종자 가마니에 몰래 섞었나이다.” 대마도주對馬島主, 잇기를, “허나, 농민들의 피해被害는 소인이 이미 배상賠償하였으니 충분히 사과謝過하였다 사료思料되옵니다.” 하니, 이에 대감의 진노震怒가 결국 하늘에 닿음이었다.
“수미마생水尾馬生, 네 놈 또한 왜인倭人이 틀림없구나. 그깟 돈 몇 푼으로 어찌 사과를 다하였다 하는가? 너의 눈에는 고통받는 조선 농민들의 한숨과 눈물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누가 허락하였기에 너희 왜인들은 항상 스스로를 용서容恕받았다 주장主張하는가!” 하시니 대마도주對馬島主, 머리를 땅에 박고 몸을 떨며 다시는 대감을 쳐다보지 못하였다.
“형방刑房은 들으라. 당장 모리배謀利輩 이인二人을 포박捕縛하여 압송押送하라.” 대감의 명命이 추상秋霜과 같으매, 형리刑吏의 죄인 추포追捕 또한 비호飛虎와 같더라. 익일翌日, 형장刑場에 왜인이 이송되니 그 형색形色 또한 기이하였다. 일인一人은 얼굴이 길고 키가 컸으되, 또한 일인一人은 키가 작고 모발毛髮이 빈약貧弱하더라.
아리가토 고자이마수芽裏加土 故者二魔手
종자 속에 (나쁜) 흙을 섞은, 죽일 놈 두 녀석
(芽 : 종자 아, 裏 : 속 리, 故 : 죽을 고)
형방刑房이 문問하되, “죄인 이인二人은 대감께 본명本名을 고하라.” 하니 대마도주對馬島主 대신 나서서 아뢰기를, “이 자들, 신분身分이 미천微賤하여 아직 제 이름조차 없사옵니다.” 하였다.
이때, 분노憤怒를 참지 못한 경상도 농민들 운집雲集하여, 얼굴이 긴 자를 향해 꾸짖기를 “저 놈이 죽고 싶은가배.” “간이 부었는가배.” 하니 대감, 그 말을 듣고 얼굴 긴 자者의 이름을 아배라 하였다. 또한 동래부東萊府 백성들, 키 작은 왜인倭人을 향하되, “야이 자슥아.” “천하에 못된 자슥아.”라고 욕설辱說하니 대감, 그의 이름을 스가로 정하였다.
대감이 살펴보니 아배와 스가, 그저 무식하고 어리석은지라 생각을 고쳐 엄명嚴命하되, “너희를 죽여 내, 무엇을 얻으리. 너희의 죄, 죽여 마땅하나 부모의 나라로써 어찌 어린 자식을 참斬할 수 있겠는가. 내 너희를 선처善處하노니, 스스로 지은 죄, 아리가토芽裏加土를 절대 잊지 말도록 하라.” 하시였다. 이에 아배와 스가, 감읍感泣하여 본국으로 돌아가니, 이후 평생 동안 아리가토, 아리가토 하며 살았다,고 하나 확인確認된 바는 없다.
그때 스승이 제자들에게 물었다. “근년에 이르러 왜국倭國이 또다시 바닷물을 오염시키려 획책劃策한다 들었다. 너희들은 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제자 엄벌嚴罰, 앞으로 나아가 예를 갖추어 답하되, “왜국은 답이 없나이다. 그저 즉시침몰卽時沈沒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줄 아뢰오.” 이에 스승이 탄복하여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말이 정녕 옳다. 너희들은 왜국의 침몰 시기時期를 확정하여 내일까지 제출하라. 숙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