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로언치

17章.촉호파이觸好派二

부로언치浮路言致

by 진우


곽 하오. 조선 중종 때의 학자(1492~1547). 성은 곽郭, 이름은 하오河午, 자字는 다음多音, 호號는 가독加讀, 본관은 제주濟州. 세간世間에 떠도는 말들을 모아 ‘부로언치浮路言致’를 집필하였다. 그리고 ‘매거진每去盡’, ‘부론치북不論治北’ 등을 저술하였으나 왜란倭亂 때 모두 소실燒失되었고, 그중 일부一部만이 구전口傳의 형태形態로 오늘에 이른다.


Pk_bEqibv48aJ9rOyEPn47ko2EU.jpg 가독 곽 하오 대감 (1492~1547)


중종 10年 7月, 임금께서 수원성水原城 증축增築을 명命하시니 가독加讀 대감, 이를 감독監督하고자 현장現場에 거去하시었다.


모일某日, 대감께서 증축增築 현장現場을 순찰巡察하시던 중中, 모某 병사兵士의 안색顔色이 불량不良함을 발견發見하고 대면對面하여 물으시길, “너는 어이하여 장정壯丁이 기력氣力을 발휘發揮하지 못하는고?” 하시였다.


병사兵士, 엎드려 예禮를 갖추어 말하되, “소인, 최선最善을 다하고자 하였으나 본시 섭취攝取한 음식飮食이 미력微力하나이다. 당일當日의 피로疲勞는 당일當日에 푼다 하여 박하수薄河水를 음飮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나민시惡勞那敏是를 용用하니, 결국 황색소변黃色小便의 양量만 증가增加할 뿐, 도저히 체력증진體力增進에 소용所用되지 아니하나이다.” 하였다.


대감, 이를 어엿비 녀겨 수원水原의 찬모饌母들을 대거大擧 소집召集하여 이르되, “너희 중, 병사兵士들의 기력氣力을 되살릴 음식飮食을 만들 자者, 과연 누구이던가?” 하였다. 이에 무리 중 여인女人 일인一人이 앞으로 나아가 가로되, “소인, 이것으로 병사兵士들의 회복回復을 돕겠나이다.” 하며 보따리를 내미는 것이었다.


대감, 동자童子를 일러 내용물內容物을 확인하게 하니, 그 모양 참으로 특이特異한지라. 얇은 두 쪽의 절편切片 사이에 하얀 절편切片이 끼어 있음에 대감, 물으시기를, “너는 이것에 대하여 소상히 설명說明하라.” 하였다.


여인, 자세姿勢를 고쳐 앉아 다시 고告하되, “얇게 편 두 쪽은 모두 떡이며, 피로회복疲勞回復에 특효特效인 흑당黑糖을 발랐나이다. 또한, 중간에 있는 하얀 것은 기력회복氣力回復에 특효特效인 마麻를 갈아서 만든 떡으로써, 그 부드럽기가 늙은 소에 버금간다 하여 그것을 마시마로우麻始磨老牛라 부르나이다.” 하였다.


대감의 명命으로 병사兵士들에게 떡을 서둘러 제공提供하니, 병사兵士들이 이를 시음試飮한 후後, 그 황홀恍惚한 맛에 매료魅了되어, 감히 아까워서 한 번에 먹지 아니하고 둘로 나누어 아껴서 먹게 되더라. 그런 연유緣由로 그 떡을 가리켜 촉호파이觸好派二라 하게 됨이었다.


촉호파이觸好派二

(맛을) 느껴보니 좋아서 둘로 나누다.

(觸 : 느낄 촉 派 : 나눌 파)


대감, 탄복하여 이르시길, “그대의 솜씨, 과연 하늘이 내리심이로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고?” 하니, 여인女人, 다시 엎드려 가로되, “본시 미천微賤한 재주라 이름이 무슨 소용이릿가. 그저 군역軍役을 행行하는 장정壯丁들에게 소용所用있기만을 바랄 뿐이오이다.” 하였다. 대감, 재차 감동感動하여, “그 마음, 참으로 따뜻하도다. 너의 그 따뜻함이 오리五里 밖까지 전해지는구나. 그런 연유로 내 너의 호號를 오리온五里溫이라 하겠노라.” 하니, 여인, 감읍感泣하여 절을 하고 물러났음이다.


오리온五里溫 촉호파이觸好派二의 명성名聲이 세간世間에 회자回咨되니, 이를 시기猜忌하여 비익파이非益派二, 찰독파이刹毒派二, 선파이先派二 등이 모방模倣하고자 하였으나, 원조元祖의 맛을 따라잡을 자者, 어디에도 없더라. 또한 대감의 명命으로 더 많은 촉호파이觸好派二를 제조製造하여 훈련소訓練所의 병사兵士들에게 무료無料로 지급支給하게 되니, 병사兵士들의 사기士氣가 화장실 천장을 찌르는 것이었다.




그때 스승이 제자들에게 물었다. “너희는 촉호파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제자 간식干識, 앞으로 나아가 예禮를 갖추어 말하되, “소인, 촉호파이가 조선에서 비롯된 말임을 오늘에야 알았나이다. 실로 가슴이 벅차오르나이다. 허나, 스승이시여, 촉호파이는 작금 명明나라보다 아라사俄羅斯(러시아)에서 더욱 인기가 있사온데 스승은 무엇을 염려하시나이까?” 이에 스승이 탄식하여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하였다. “내, 너의 지혜 잘못 보았던가? 푸틴, 그 양반도 보통내기가 아니거늘, 행여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기 전에 촉호파이는 분명 우리 것임을 학~실히 밝혀두고자 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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