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단단한 마음 만들기
이루고 싶은 것이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네가 후반에 종종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 모두 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이란 외피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 돼. - 윤태호 「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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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 가서 무너질 때 '나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정신승리를 하곤 했다. 통찰이 꽤나 늦는 편인 것 같다. 늘 평온함을 유지하고 싶었지만, 컨트롤되지 않는 감정에 매번 진다. 그래서 미생에서 저 대사를 들었을 때 머리가 띵-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도 들었다. 체력이 좋았던 적이 없으니 내가 얼마만큼의 데미지를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 아직 모르지 않나? 어쩌면, 평균 이상의 체력을 얻은 나는 넓은 아량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회사에서 일어난 작은 일을 3박 4일 묵상하지 않고 꿀잠자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저 대사 때문에 운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갑자기 쪄버린 살이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는 등산을 갔고, 최근에는 필라테스도 시작했다. 고1 수행평가를 위해 배운 자전거도 30살이 넘어서야 다시 연습을 하게 됐는데, 초보라 공원 밖을 나오지 못했던 자린이(자전거+어린이)는 이제 한강 라이딩을 즐기며 퇴근할 수 있게 됐다.(따릉이를 설치해 준 서울시, 땡큐!) 운동이라는 것이 하면 할수록 재미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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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정신건강이 신체건강보다 중요하다 생각해왔지만 정신도 몸의 지배를 받는다. 피곤함으로 놓친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은 부족했던 체력 탓으로 돌려버리고! 강바람을 쐬며 퇴근길 자전거 1시간, 몸이 찌뿌둥할 땐 필라테스 50분, 날 좋은 주말에는 친구들과 등산을 가며 체력과 보람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다 보면 내 몸도 마음도 단단해지겠지.
아, 그리고 친구들아! 나 정말 철인삼종 준비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