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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Jan 02. 2021

도시의 편리함과 친절함

이사일기(2010-2020) - 9. 갈현동 (2018.07)

   오랜만에 전주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밤늦게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 날이었다. 전주에서 밤 10시 반 버스를 타고 올라와 12시 반이 넘는 시각에 센트럴시티 터미널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본 대중교통요금만 지불하고 연신내 집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신사역에서 연신내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있었다 - N버스 말고).


   도시는 정말 편리하고 친절하다. 서울은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에도 밝다. 울엄니 동네 저녁 6시보다 서울 연신내 근처 골목의  새벽 2시가 훨씬 밝다. 편의점을 비롯해 여전히 영업하는 가게도 있고. 



   버스를 타고 올라오면 동탄, 기흥, 수지를 지나며 까마득히 높은 아파트들, 그리고 판교를 지나며 수많은 업무빌딩들을 지나 센트럴시티 터미널로 들어오게 된다.


   엄니가 강경역 근처 시골집으로 이사하신 뒤로는 계속 기차를 타고 다녀서 한동안 잊고 있던 풍경들을 다시 마주했다. 저 성냥갑 같은 수많은 집 한칸 마련하는 일이 모두에게 일생 일대의 목표와 평생의 짐이 된다는 사실이 서글퍼졌다.




   그 시각에도 일반버스가 다녀서 돈도 절약되고 참 좋았지만, 일주일간 편한 마음으로 엄니집에 머무르며 마음속에 담았던 금강 근처의 고즈넉한 풍경들이 벌써 조금 흐릿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호기롭게 도전했던 서교예술실험센터 공동운영단 2차심사 시간에는 나 혼자 이방인처럼 멍하니, 우두커니, 전혀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들만 하고 나왔고,


   그토록 익숙한 홍대 거리 위 처음 들어가본 스타벅스에서 청년허브 일원들과 플백에 대한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는,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의 어색했던 3시간을 풀어내듯 익숙한 대화를 나누었고.



   다시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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