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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Jun 25. 2022

어떤 날

promenade

04_ #promenade - 어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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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친구와 예정에 없던 만남. 집과 가깝지만 아직 못가본, 전부터 가보고 싶던 스몰커피와 원당국수잘하는집에 다녀왔다. 그리고 어김 없이 한강도.


특별할 것 없는 서로의 근황과 달라질 것 없는 당분간의 계획, 그리고 이야기들.


정말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이었지만 그래도 함께 이야기 나눌 상대가 있다는 건 퍽 다른 시간이 된다.



스몰 커피에 갔다가 망원초록길을 따라 한강에 나갔다. 4시 즈음 맞이한 한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윤슬이었다. 출렁이는 강물은 반짝이는 빛의 점들을 보여주다 숨겼다가 했다. 적절히 담을 방법이 없어, 사진을 잘 아는 친구의 말을 따랐다. "무조건 땡겨~" ㅎㅎ


성산대교 쪽 공사하는 펜스 바로 옆, 계단에서 출렁이는 강물과 윤슬을 바라보다가 이어폰을 꽂고 실의에 찬 표정을 하고 있는 어떤 분을 보게 되었다. 그의 옆을 지나는 자전거와 함께, 실례를 무릎쓰고 멀리서 한 컷.


어떤 어려움이 그 분을 그렇게 작아지게 만들었을까? 친구 왈 "네 마음 상태 때문에 그런건 아니냐?" 그런가? ㅎ



금요일 오후인 것 치고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저녁이 되면 돗자리를 깔고 앉은 이들이 빼곡한 곳, 마치 그림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같은 풍경을 연출하는 곳에 다다르니 요가를 하는 듯한 분들이 줄지어 앉아 강을 항하고 있었다.


뜻밖의 장면에서 어떤 의지와 에너지를 얻는다. 마치 강을 향해, 강 반대편을 향해 자신들의 에너지와 묵은 마음을 발산하는 듯한. 그분들의 뒷 모습에서 어떤 힘이 전해졌다, 내게도.


질서정연한 대오로 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던 갈매기들을 지나 원당국수잘하는집에 갔다. 유명하다는 비빔국수 하나, 그리고 잔치국수 하나.



오, 정말 이름난 대로였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전통적인(?) 국수가 반갑기도 했지만 그 맛이 아주 좋았다! 비빔국수 양념장엔 고소한 콩가루 같은 것이 들어있는듯 했고, 보기보다 양도 많아 맛있게 후루룩-


우리의 바로 옆자리엔 유튜버인듯한 세 명이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좁은 통로 건너 내 바로 옆에 앉은 이가 이말년이었다는 사실을 나는 가게를 나오고나서야 알았다. ㅎㅎ


그들은 유튜브에 대해 말하면서 침착맨이 어쩌고, 도티가 어쩌고 그런 이야기들을 하길래 그런 사람들처럼 방송을 한다는 말인줄 알았는데, 친구가 말하길. "너 옆쪽에 앉아있던게 침착맨이었어. 아, 식사하느라고 나도 늦게 알아봤다. 인사라도 한 번 할걸. 오늘도 오기 전에 침착맨 유튜브 보다 왔는디. ㅎㅎ"


.


친구는 침착맨 유튜브를 많이 본다. 나는 사실 이말년도 잘 모르고 침착맨 유튜브도 거의 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친구는 처음부터 알아채고 인사를 건네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오후 3시간 여 짧은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친구들과 백운호수에 슬슬~ 다녀오기로 했다. 요즘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한데, 뭔가 충족하고 올 수 있기를.


https://www.youtube.com/watch?v=9Tu_4hClcj4


'언제부터인가 매일 같이 휴일이지만, 주말엔 왠지 주말기분이 나는 걸~' 오랜만에 언니네이발관 '어떤 날'을 듣는다.


요즘 매일 같이 휴일이지만, 내일은 주말 기분을 좀 내보겠다. ㅎㅎ 그만 자야하는데,, Good night-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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