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와 관리자의 차이
리더와 관리자는 다릅니다. 어떤 이들은 훌륭한 관리자가 될 역량은 갖추었으나 리더십은 부족한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뛰어난 리더가 될 자질은 갖추었으나, 관리자로서는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현명한 조직이라면 두 종류의 인재들을 가치 있게 보고, 조화롭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관리(management)’란 복잡한 것을 다루는 능력입니다.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관리 역량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좋은 관리가 없다면 현대 조직은 혼돈에 빠지게 됩니다. 좋은 관리는 조직이 만드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과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게 합니다. 따라서, 관리자는 질서와 일관성을 만드는 이들입니다.
반면, ‘리더십’은 변화를 다루는 능력입니다. 최근 이 능력이 중요해진 이유는 변화무쌍한 외부 환경 때문입니다.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코로나와 같은 블랙스완이 발생하고, 경쟁은 이제 국지전이 아니라 세계 단위 규모가 되고 있습니다. 평시 군대는 상급 지휘자들의 좋은 ‘관리’를 통해 문제없이 굴러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시에는 모든 직책별로 훌륭한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전쟁 중에는 개별 전투병들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변화하는 전세 속에서 전략과 전술을 구체화하여 승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집니다.
현대 기업에서는 세 가지 측면에서 ‘관리자’와 ‘리더’ 간 다른 역량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차이는 ‘사업 계획과 예산 수립’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외부 환경 변화가 크지 않을 때, 매년 사업 계획 단계에서는 ‘관리자’의 역량이 빛을 발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환율, 물가, 생산량 등을 예측하고 특정 사안이 실행에 옮겨지기까지의 현실성을 가지고 조율하는 사업 계획은 말 그대로 실행 가능한 계획이 됩니다. 하지만, 최근 이 과정에서 더 중요해지고 있는 역량은 ‘방향 설정’의 리더십입니다. 매년, 매분기마다 외부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성적인 사업 계획은 무의미합니다. 따라서 정밀한 외부 환경 변화와 ‘전략적 의지’를 가지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인력 배치’의 과정입니다. 관리자는 사업 계획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민하고, 그에 맞추어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려 합니다. 정밀하고 세밀할수록 관리자의 역량은 빛을 발합니다. 하지만, 리더들은 사람과 비전의 조합을 먼저 고려합니다. 이를 위해 조직 내외부와 수많은 소통을 하고, 소통을 통해 비전을 스스로 제시합니다. 다양한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이에 따라 다음 비전을 바탕으로 인재를 배치하며 행동으로 옮깁니다. 시스템과 비전의 차이가 관리자와 리더의 차이입니다.
세 번째는 ‘동기부여’를 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관리자는 반복적인 일상 업무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의욕이나 열정은 배제해야 합니다. 열정이 많아지면 일상적 시스템에서 사고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시스템의 목적은 ‘평범하게 행동하는 평범한 삶이 매일 반복되는 일을 문제없이 잘하게 하는 것’입니다. 반면, 리더십은 다릅니다. 위대한 비전을 달성하려면 에너지가 넘쳐야 하고 자극과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조직원들이 성취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조직에서 인정받는다는 느낌, 장애를 스스로 헤쳐나간다는 주도감,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어야 합니다.
조직은 더 많은 관리자를 키워낼지, 리더를 육성해 낼지 선택해야 합니다. 리더십을 키우는 방법에 왕도는 없으나 의도적 노력이 중요합니다. 장기적 관점으로 리더를 육성할 수 있는 조직은 젊은 직원에게 도전적인 기회를 줍니다. 하위 직급이나 잠재력 있는 인재에게 더 많은 책임과 함께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합니다. 중요한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될 고위 임원을 키우기 위해 조직 차원에서 투자하고 긴 시간을 인내합니다. 공식적인 승계 계획을 수립하거나 고위 임원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합니다. 의도적으로 리더를 양성하는 이에게 더 많은 보상을 통해 장려해야 합니다.
관리자는 평범을 장려하지만, 리더는 꿈을 꾸게 합니다.
<Paul Hemp and Thomas A. Stewart, “Leading Change When Business Is Good “, Harvard Business Review (December 2004)>
